[창간기획] 전시장서 손님 맞고 쇼핑몰서 랠리…中 휴머노이드 '일상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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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저우 하이신샤 과학기술섬 전시관

중국 광저우는 곳곳에서 로봇을 마주할 수 있는 장소다. 휴머노이드 로봇의 본격적인 상용화를 앞두고 대중의 낯섦과 거부감을 낮추려는 노력이 활기차다. 기업들은 안내·이벤트 로봇은 물론, 인간 작업자를 대체할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중국은 로봇이 일자리를 줄일 가능성보다 생산성을 높이고 사람이 더 가치 있는 업무에 집중하도록 하는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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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저우 하이신샤 과학기술섬 전시관에서 리궁실업의 바퀴형 휴머노이드 로봇 '리뎬 F1'이 방문객들의 요청에 맞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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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저우자동차그룹(GAC)이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고메이트(GoMate)'

◇전시장 들어서자 휴머노이드가 '환영'…로봇개·축구로봇도 체험

광저우 하이신샤 과학기술섬 전시관을 찾았다. 이곳은 로봇·드론·자율주행차·무인 수상정 등 광저우가 육성하는 미래 산업 기술을 한자리에서 선보이는 전시·체험 공간이다.

입구에서부터 휴머노이드 로봇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전시장 안으로 발걸음을 옮길수록 다양한 로봇을 만날 수 있었다. 자동차 기업 샤오펑(XPENG)의 '아이언(IRON)'과 광저우자동차그룹(GAC)의 '고메이트(GoMate)' 등 중국 기업들이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도 한 켠을 차지했다.

눈으로 로봇을 보는 데서 끝나지 않았다. 전시장에서는 사족보행 로봇을 조작하고, 축구로봇으로 경기할 수 있는 체험 공간도 마련돼 있었다. 관람객이 로봇과 직접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한쪽에서는 리궁실업의 바퀴형 휴머노이드 로봇 '리뎬 F1'이 점원 역할을 하고 있었다. 관람객이 태블릿에서 원하는 상품을 선택하면 진열대로 이동해 상품을 찾아 집은 뒤 가져다줬다. 모든 과정은 통상 1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회사 관계자는 상품 식별·집기 성공율이 99.9% 이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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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휴머노이드 로봇업체 파이봇(PHYBOT)의 '파이봇 C2'가 광저우 하이주구 러펑광장 지하 1층에 마련된 이벤트관에서 방문객들과 배드민턴을 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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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휴머노이드 로봇업체 파이봇(PHYBOT)의 '광저우 스마트제조센터'에서는 제조 및 연구개발(R&D)이 이뤄지고 있었다.

◇쇼핑몰 지하서 사람과 '랠리'…로봇과 노는 시민들

광저우 하이주구 러펑광장 지하 1층에서는 로봇과 사람의 거리가 더 가까웠다.

파이봇(PHYBOT)이 마련한 '거우C 배드민턴관'에서는 이족보행 휴머노이드 '파이봇 C2'가 라켓을 들고 사람과 네트를 사이에 두고 섰다. 사람이 셔틀콕을 넘기면 C2가 위치를 조정한 뒤 라켓을 휘둘러 다시 받아쳤다.

파이봇은 풀사이즈 휴머노이드 로봇 '파이봇 M'으로 백플립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기술력을 알린 중국 기업이다.

이날 시민들과 랠리를 펼친 로봇은 키 135㎝의 소형 휴머노이드였다. C2는 셔틀콕에 부착된 반사 마커를 적외선 모션카메라로 인식해 위치를 파악한다. 이후 의사결정 모델과 운동제어 모델이 로봇 본체에서 연산해 움직임을 결정하고, 셔틀콕이 날아오는 방향에 맞춰 몸을 움직여 라켓으로 받아쳤다.

약 한 달간 운영된 배드민턴 체험 공간에는 누적 1만명 이상이 방문했다. 하루 방문객이 1000명을 넘은 날도 있었다고 했다.

파이봇은 기술력을 인정받아 자국 기업·기관뿐 아니라 미국·영국 대학 등에 해외 수출에도 성공했다. 배드민턴에 이어 탁구와 복싱 등으로 적용 장면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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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궁실업 직원이 중국 광저우 본사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의 정교함을 높이기 위해 데이터를 수집하는 장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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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궁실업은 공장 자동화 설비와 산업용 로봇을 개발하는 기업이다. 휴머노이드 로봇을 추가해 고객들이 선택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넓혔다.

◇사람의 움직임까지 데이터로…휴머노이드 정교함 높인다

리궁실업을 찾았을 때 눈에 띈 것은 로봇만이 아니었다. 사람이 옷처럼 착용하는 센서 장비가 눈길을 끌었다. 사람이 물건을 집고 옮기면 손에 가해지는 힘과 움직임을 데이터로 수집하는 장비다.

휴머노이드 로봇을 공장에 투입하려면 맡길 작업에 맞춰 로봇을 최적화해야 한다. 사람이 같은 일을 할 때 어떻게 움직이고 어느 정도 힘을 쓰는지 먼저 데이터로 확보해야 하는 이유다. 리궁실업은 이렇게 모은 데이터를 로봇 학습에 활용해 동작의 정교함을 높이고 있었다.

리궁실업은 본래 공장 자동화 설비와 산업용 로봇을 개발해온 기업이다. 공장 곳곳에 투입할 수 있는 복합 로봇과 자동화 장비를 갖췄고 휴머노이드까지 영역을 넓혔다. 그렇다고 모든 자동화 수요를 휴머노이드로 해결하려는 것은 아니다.

리궁실업 관계자는 “휴머노이드 로봇은 공정 전환과 작업 환경에 보다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다품종 소량생산 환경에 적합하다”며 “투자비 회수 기간은 작업조건에 따라 달라지나 '2년 이내'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자리 뺏기보다 '위험한 일 대신'…사람과 협업 강조

중국 기업들은 휴머노이드 로봇이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라는 우려보다 반복적이고 위험한 업무를 대신하는 역할에 더 주목했다. 사람이 단순 노동에서 벗어나 판단과 창의성이 필요한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인식 배경에는 제조업 현장의 인력 수급 불균형도 있다. 파이어봇은 중국 제조업에 약 3000만명 규모의 인력 부족이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은 반복적이고 힘든 업무를 맡을 인력을 필요로 하지만, 해당 업무를 맡으려는 사람을 구하기는 갈수록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파이봇 관계자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진정한 가치는 인간을 반복노동에서 해방해 더 창의적인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리궁실업 관계자도 “휴머노이드 로봇의 핵심 가치는 사람을 완전히 대체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다”며 “사람이 무겁고 지루하며 위험한 노동에서 벗어나 더 가치 있는 판단과 의사결정, 혁신에 집중하도록 돕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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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휴머노이드 로봇업체 파이봇(PHYBOT)의 '광저우 스마트제조센터'에서는 제조 및 연구개발(R&D)이 이뤄지고 있었다.

박진형 기자 j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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