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OECD 경기선행지수 75개월 만에 세계 1위…반도체 호황이 견인

Photo Image
생성형 AI 이미지

한국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가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며 주요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에 올라섰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호조와 교역조건 개선 등이 경기 회복 기대를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OECD에 따르면 한국의 경기선행지수(CLI)는 최근 19개월 연속 상승하며 주요 비교 대상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이 OECD가 공개한 비교 대상국 가운데 1위에 오른 것은 2020년 5월 이후 75개월 만이다.

OECD CLI는 향후 경기의 전환점을 조기에 파악하기 위해 만든 지표다. 제조업 업황 전망과 주가, 투자재 제조업 재고, 재고출하비율, 장단기 금리차, 교역조건 등을 종합해 산출한다. 통상 실제 경기 전환에 수개월 앞서 움직여 향후 경기 방향을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한국의 CLI는 지난해 초까지 기준선인 100을 밑돌았지만 이후 상승 흐름을 이어가며 지난해 말 100선을 넘어섰다. 올해 들어서도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주요국 가운데 상위권으로 빠르게 올라섰다. 지난해 하반기까지만 해도 비교 대상국 중 최하위권에 머물렀던 것과 대조적이다.

국내 경기선행지표도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 역시 최근 상승 흐름을 지속하면서 장기 추세를 크게 웃돌고 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호조가 경기선행지수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반도체 가격과 수출이 크게 늘면서 수출품과 수입품의 상대가격을 나타내는 교역조건이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달 한국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68.7% 증가한 982억5000만달러를 기록해 역대 세 번째로 높은 실적을 냈다. 특히 반도체 수출은 466억5000만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반도체 수출 증가율은 209%에 달했으며 반도체를 제외한 품목도 20% 증가했다.

수출 증가세가 특정 품목에만 국한되지 않았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하루 평균 수출은 전년보다 72.5% 늘어난 44억7000만달러로 4개월 연속 40억달러를 웃돌았다. 무역수지는 347억5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다만 선행지수가 높은 수준에 올라섰다는 사실만으로 경기 확장세가 계속 빨라질 것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OECD 역시 CLI의 절대적인 지수 수준보다는 상승과 하락의 방향, 전환점을 중심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한국의 CLI 상승 폭이 최근 들어 축소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변수다. 중동 정세와 국제유가, 시장금리 등 대외 여건도 부담이다.

한편 재정경제부는 11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9월호에서 “견조한 경기회복 흐름이 이어지는 모습”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손지혜 기자 jh@etnews.com

  • 놓치면 아쉬운 정보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