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공공기관인 장애인기업종합지원센터의 이사장 선임을 둘러싼 갈등이 법정으로 번졌다. 한국장애경제인협회가 박마루 센터 이사장의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을 신청하자 센터도 변호사를 선임해 대응에 나섰다. 협회가 경영권 침해 시도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지배구조 문제로 장애인기업 지원 사업에도 부담으로 이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장애경제인협회는 올해 상반기 중소벤처기업부를 상대로 행정심판을 제기했으나 5월 각하됐고, 이어서 박마루 센터 이사장의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을 신청하고 장애인기업 담당 공무원과 센터 직원을 형사고발한 상태다.
이번 갈등의 배경에는 센터 이사장 선임을 둘러싼 해묵은 지배구조 문제가 있다. 장애인기업종합지원센터는 2008년 한국장애경제인협회가 설립에 참여한 기관이다. 센터는 장애인기업의 창업과 경영, 판로 등을 지원하는 장애인기업 정책의 수행기관이다. 2018년 기타공공기관으로 지정됐지만 관련 법 조항이 그대로 남아 협회가 센터 상대로 지속적인 법적 분쟁을 벌이고 있다.
이사장 선임을 둘러싼 갈등은 10년 가까이 이어져 왔다. 2016년에도 협회가 센터 정관 변경으로 자신들이 가진 임원 인사권이 침해됐다며 이사회 결의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하기도 했다. 이는 각하됐으며, 같은 해 협회장이 다시 제기한 가처분도 법원에서 기각됐다. 항고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당시 법원은 센터의 자율적인 운영 권한도 인정했다. 장애인기업활동촉진법 시행령은 센터의 조직과 운영에 필요한 사항을 센터 정관이나 운영 규정으로 정한다. 법원은 이를 근거로 센터의 자율권이 보장돼 있고, 센터를 협회에 종속된 산하기구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법원 판단에도 협회가 반복적으로 이사장 선임 구조를 흔드는 것은 센터가 수행하는 장애인기업 지원 사업을 가져오기 위해서다. 협회는 중기부에 장애인 관련 사업을 직접 수행할 수 있도록 요구하고 있다.
협회 내부도 분쟁을 치르고 있다. 협회 내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해 12월 집행부 선출 과정이 정관상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며 고동일 협회장 등에 직무정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협회는 2014년 이후 협회장 해임 등을 둘러싸고 10건 이상의 소송이 발생했고, 2020년에도 당시 협회장이 법원의 가처분 결정으로 직을 상실했다. 또 설립 초기 수익사업 실패로 통장이 압류됐고, 사무실 관리비조차 납부하지 못해 센터가 수천만원을 대신 납부하기도 했다. 지자체 보조금을 수령했다가 부적절한 집행 의혹도 받는다. 최근에는 사무실 폐쇄와 인력 부재로 행정·대외 기능도 중단됐다.
문제는 이사장 선임과 기관 운영을 둘러싼 법적 분쟁이 반복되면서 정작 장애인기업 지원 사업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협회가 반복해서 법적 분쟁을 일으키는 가장 큰 배경은 정부의 장애인 사업을 가져오기 위한 것”이라며 “장애경제인 활동 전체의 기반을 흔드는 제도 신뢰의 위기”라고 말했다.
박두호 기자 walnut_park@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