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한돈산업이 생산성 혁신을 중심으로 체질 개선에 나섰다. 축사시설 현대화와 스마트축산으로 생산 효율을 높이고 질병 관리체계를 고도화하는 한편, 가축분뇨를 자원으로 활용하는 순환체계를 구축해 산업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생산비 상승과 수입육 확대, 환경규제 강화가 맞물리면서 물량 확대보다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패러다임이 전환하고 있다.
10일 한돈연구소의 '한돈팜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평균 총산자수는 11.73두, 이유두수는 10.45두를 기록했다. 모돈 한 마리당 연간 이유두수(PSY)는 22.4두로 역대 최고 수준을 유지했고, 분만율도 85.7%를 기록했다. 다산성 모돈 보급과 데이터 기반 사양관리 확산이 생산성 향상을 이끌었다.
한돈업계는 액비 규제 개선과 축사시설 현대화사업 지원기준 현실화, 방역순치돈사 제도 도입 등을 추진하며 생산성 혁신 기반 마련에 나서고 있다. 액비의 질소·인산·칼륨(NPK) 기준 완화와 토양분석 절차 간소화, 성분분석 유효기간 연장 등을 통해 자원순환 기반을 확대하고 생산성과 환경을 함께 높인다는 구상이다.
한돈업계가 생산성 혁신에 속도를 내는 것은 농가 경영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료비와 인건비, 에너지 비용이 모두 오르면서 단순히 사육 마릿수를 늘리는 방식만으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워졌다. 업계는 생산비를 낮추고 생산 효율을 높이는 구조를 만들지 않으면 수입육과의 경쟁에서도 우위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이기홍 한돈자조금관리위원장은 “매번 물가가 오를 때마다 수입으로 충당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그에 앞서 시설을 현대화하고 시스템화해 생산성을 올리고 원가를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질병은 전염병보다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소모성 질병이 더 큰 문제”라며 “질병을 줄이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생산성 혁신은 현장에서도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경기 평택의 양돈농장 로즈팜은 AI 급이기와 환기 제어 시스템을 도입한 뒤 모돈 한 마리당 연간 이유두수(PSY)를 25.0두에서 29.7두로 18.8% 끌어올렸다. 폐사율은 3%에서 1%로 낮아졌고, 사육환경 개선으로 악취도 줄었다. 스마트축산이 생산성과 환경 개선을 동시에 이끌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다.

질병 관리체계도 생산성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협회가 추진하는 방역순치돈사는 외부에서 들여온 돼지를 일정 기간 별도 시설에서 관리한 뒤 본 농장에 투입하는 방식이다. 전염병뿐 아니라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소모성 질병까지 줄이기 위한 제도로, 현재 농림축산식품부에 제도 개선과 지원을 요청한 상태다. 향후 국토교통부와 기후환경부 등 관계 부처와 협의를 거쳐 관련 법령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가축분뇨를 자원으로 활용하는 순환체계 구축도 속도를 내고 있다. 액비를 폐기물이 아닌 농업 자원으로 활용하면 농가는 분뇨 처리 부담을 줄이고, 경종농가는 화학비료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 업계는 관련 규제 개선과 제도 정비를 통해 생산비 절감과 탄소 저감 효과를 동시에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정부 정책의 대상이 아니라 정책의 동반자가 돼 현장의 경험을 제도에 반영하겠다”며 “생산성을 높이는 구조를 만들어 우리 자식과 손자 세대까지 이어질 한돈산업의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