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헬스]고령층 말실수 잦다면, 경도인지장애 의심해봐야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식 석상에서 잇따른 말실수를 해 화제가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푸틴 대통령'으로 잘못 지칭한 데 이어, 이란을 '일본 이슬람 공화국'이라고 표현했다. 이에 일부 외신에서는 부쩍 잦아진 그의 말실수를 두고 인지 기능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했다.

이러한 말실수는 고령층에게서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다. 물론 몇 차례의 말실수만으로 인지 기능 저하를 단정할 수는 없지만, 말을 하다가 “어” “음” 같은 추임새를 이전보다 자주 사용하거나 적절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아 머뭇거리는 모습이 반복된다면 인지 기능 변화의 신호일 수 있다.

실제 노인 연구·치료센터인 캐나다 베이크레스트재단이 65~75세 노년층을 대상으로 말하기 습관을 분석한 결과, 말을 빠르고 유창하게 이어가는 사람일수록 인지 기능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말하기 속도와 유창성이 노년층의 인지 기능 유지와 관련이 있다는 기존 연구 결과를 다시 확인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인지 기능 저하는 기억력과 주의력, 언어능력, 판단력 등 여러 인지 영역의 기능이 이전보다 떨어진 상태를 말한다. 문제는 이러한 증상이 지속될 경우 단순한 노화가 아닌 경도인지장애의 신호일 수 있다는 점이다.

경도인지장애는 기억력, 언어능력 등 인지 기능이 뚜렷하게 저하됐으나, 일상생활 수행 능력은 보존돼 아직 치매가 아닌 상태를 뜻한다. 그러나 의료계에서는 경도인지장애 환자를 잠재적 치매 환자로 본다.

특히 한국 사회에선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하면서 인지장애 환자가 지속 증가하는 추세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치매센터가 최근 발표한 '치매역학조사·실태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3명은 치매 전 단계로 불리는 경도인지장애를 앓고 있으며, 10명 중 1명은 치매를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평소 경도인지장애에 해당하는 증상을 눈여겨보고 의심되는 상황 발현 시 전문적 치료로 예방에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 치매는 일단 발병하면 결코 이전 상태로 되돌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경도인지장애의 주된 증상으로는 약속 날짜, 물건 두는 장소를 자주 잊거나 단어가 생각나지 않아 '이것' '저것' 같은 대명사를 반복하게 된다. 과거에 비해 대화 이해력과 표현력도 떨어질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경도인지장애와 치매 예방 치료에 침·약침, 한약 처방 등을 활용한다. 공진단은 인지 기능 저하와 체력의 전반적 노쇠 증상이 있는 환자에게 활용되는 대표적인 처방이다. 공진단은 뇌 신경세포를 보호하고 기억력 개선에 도움을 준다. 공진단의 효능은 객관적 연구 결과로도 밝혀졌다. 자생한방병원이 SCI(E)급 국제학술지 '영양소'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공진단은 장수 유전자인 '시르투인1'을 활성화해 신경세포 보호와 성장에 긍정적 영향을 줬다.

침 치료 역시 치매 예방을 위한 좋은 선택지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은 침 치료의 알츠하이머 개선 효능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를 유발한 실험 쥐를 대상으로 2주 동안 6차례에 걸쳐 전기 침 치료를 시행했다.

그 결과, 전기 침 치료를 받은 실험군 쥐는 치료를 받지 않은 대조군 쥐보다 인지 기능이 약 29% 향상됐다. 마이크로 양전자 방출 단층 촬영(PET)에서는 대조군보다 실험군에서 뇌 전두엽 활성이 증가했다.

치매는 한 번 발병하면 환자와 가족 모두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다. 하지만 규칙적인 운동과 꾸준한 두뇌 활동, 활발한 사회적 교류 등 건강한 생활 습관을 실천하면 발병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치매는 예방과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한 질환인 만큼, 평소 작은 변화에도 관심을 기울이는 자세가 건강한 노년을 지키는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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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성 목동자생한방병원장

최우성 목동자생한방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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