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 차이나] 하이난,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 '카운트다운'…2030년 전면 전환 목표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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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하이난성이 2030년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 목표를 다시 한번 공식화하며 전기차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발표된 '제15차 5개년(2026~2030년) 하이난 국가 생태문명 시범구 계획'은 2030년까지 내연기관차 판매를 안정적으로 중단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명시했다.

계획에 따르면 2030년까지 하이난의 전체 자동차 등록 대수 가운데 신에너지차(NEV) 비중을 45%까지 끌어올리고, 공공서비스와 상업 운송 부문은 물론 개인 승용차 시장에서도 신규 및 교체 차량을 모두 NEV로 전환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충전 인프라도 차량 대비 충전기 비율을 2.5대당 1기 이하로 유지할 방침이다.

이번 목표는 새로운 정책이 아니다. 하이난은 2018년 보아오포럼에서 2030년 이전 섬 전체를 NEV 중심으로 전환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고, 2019년에는 '하이난성 청정에너지 자동차 발전계획'을 통해 2030년부터 내연기관차 판매를 전면 금지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15차 5개년 계획은 기존 로드맵을 다시 확인하며 실행 단계에 들어섰음을 의미한다.

하이난이 중국에서 가장 먼저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를 추진하는 배경에는 지역 발전 전략이 자리하고 있다. 자동차 산업 분석가 메이쑹린은 하이난이 생태환경 보호와 생태문명 시범구, 국제 관광섬이라는 정책적 정체성을 갖고 있어 NEV 보급과 자연스럽게 맞아떨어진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하이난성은 생태문명 건설을 핵심 정책으로 추진하면서 NEV 보급을 대표적인 녹색성장 프로젝트로 육성해왔다.

지리적 여건도 전기차 확산에 유리하다. 하이난의 면적은 약 3만5400㎢며 동서와 남북 최장 거리가 300㎞에 미치지 않는다. 섬을 한 바퀴 도는 고속도로도 약 600㎞ 수준으로, 최근 주력 전기차의 500㎞ 이상 주행거리를 고려하면 대부분의 이동 수요를 무리 없이 충족할 수 있다. 연평균 기온이 22.5~25.6℃로 배터리 성능이 가장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기후 조건을 갖춘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경제성도 높다. 하이난은 중국에서 유일하게 고속도로 통행료를 별도로 받지 않는 대신 도로 유지비를 휘발유 가격에 포함해 징수한다. 리터당 1.05위안 도로 이용료가 유류 가격에 반영되면서 전국에서도 유가가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충전 비용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전기차의 운행 비용 경쟁력이 더욱 커지고 있다.

충전 인프라 구축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2025년 9월 기준 하이난은 성내 45개 모든 고속도로 휴게소에 충전시설을 구축했으며, 충전기 21만8500기와 집중형 충전소 4815곳, 배터리 교환소 95곳을 운영하고 있다. NEV와 충전기 비율은 2.12대당 1기로 전국 평균을 웃도는 수준이다. 또 하이난에는 내연기관차 생산공장이 사실상 없어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에 따른 지역 자동차 산업 충격도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NEV 보급 속도 역시 중국 최고 수준이다. 제14차 5개년 계획 기간 동안 하이난의 NEV 시장 침투율은 4% 미만에서 62.9%까지 상승했다. 현재 판매되는 신차 10대 가운데 6대 이상이 NEV며, 버스와 택시, 렌터카 등 공공 운송 부문의 신규 차량은 이미 100% 전기차로 전환됐다.

2025년 11월 말 기준 하이난의 NEV 등록 대수는 51만7000대로 전체 자동차 23.04%를 차지해 상하이에 이어 중국 성급 행정구역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비중을 기록했다.

다만 2030년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넘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현재 23% 수준인 NEV 보유 비중을 5년 안에 45%까지 확대하려면 수십만대 전기차가 추가로 보급돼야 한다. 이에 따라 충전 인프라 확충과 전력 공급 안정성 확보, 상용차 전동화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하이난은 도시와 농촌, 고속도로, 관광지까지 충전망을 구축했지만 일부 고속도로 휴게소와 농촌 지역, 관광지에서는 여전히 충전시설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명절과 휴가철에는 외지에서 전기차를 타고 입도하는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특정 지역에서 충전 대기 시간이 길어지는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충전 인프라와 도시 개발, 교통망, 전력망을 연계한 통합 계획도 필요하다. 하이난성 공업정보화청은 충전소와 배터리 교환소, 수소충전소 등의 배치가 도시계획과 전력망, 에너지 정책 간 연계 측면에서 추가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전력 공급 능력 역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하이난은 남방전력망의 말단에 위치해 현재 두 개의 500kV 송전선로를 통해 본토와 연결돼 있다. 전기차 보급이 확대될수록 전력 수요가 증가하는 만큼 전력망 송배전 능력과 계통 안정성, 재생에너지 수용 능력도 함께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승용차의 전동화는 목표 달성이 가능하지만, 장거리 화물차와 대형 버스 등 상용차는 여전히 가장 큰 난관으로 남아 있다고 평가한다. 배터리 교환 인프라 확대와 기업 및 정부의 정책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상용차 역시 NEV로 전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하이난의 '2030년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가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과제를 해결하는 것이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자신문과 36케이알이 공동 기획한 기사입니다.


김현민 기자 min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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