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온전선이 미국 자회사 LSCUS를 통해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수 조원 규모 버스덕트 장기 공급계약을 잇달아 확보하며 중저압 전선 중심 전통적인 케이블 제조업체에서 미국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시장 성장 수혜 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가온전선은 LSCUS가 글로벌 빅테크 기업 벤더 등록을 마치고 버스덕트 장기 공급계약을 확보했다고 7일 밝혔다.
LSCUS는 최근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3년간 약 1조2000억원 규모 버스덕트 공급 계약을, 다른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는 5년간 약 4조원 규모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온전선의 연결 기준 연간 매출이 2조 원 안팎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 확보한 장기 계약 규모는 회사 연간 매출의 2배를 훌쩍 넘어서는 수준이다.
이들 계약은 단발성 수주가 아니라 수년간 지속되는 프레임 계약이라는 점에서 수혜 폭이 넓어질 가능성이 크다. 고객사의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와 신규 캠퍼스 건설에 따라 공급 물량이 추가될 수 있는 구조여서 실제 공급 규모는 계약 규모를 상회할 가능성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향후 수년간 수백조 원 규모의 AI 인프라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버스덕트는 데이터센터 내부에서 전력을 각 서버와 랙(Rack)으로 전달하는 설비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혈관' 역할을 한다.
전력 손실을 줄이면서 대용량 전력을 안정적으로 분배할 수 있어 AI 데이터센터 핵심 인프라로 꼽힌다. 기존 케이블 대비 설치 기간이 짧고 서버 증설 시 전력 공급 라인을 쉽게 추가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글로벌 버스덕트 시장은 ABB, 지멘스, 슈나이더일렉트릭 등 소수 유럽 업체들이 주도해 왔다. 최근에는 LSCUS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공급망에 진입하며 시장 내 존재감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가온전선은 LSCUS를 통해 버스덕트 사업을 확대하는 한편, 미국 AI 데이터센터 전력망용 케이블 공급도 확대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외부 전력망과 내부 전력 배전 솔루션을 모두 공급하는 사업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다.
LS전선을 중심으로 한 AI 전력 인프라 밸류체인도 주목받고 있다. LS전선은 초고압 케이블, 해저케이블, 초고압직류송전(HVDC), 버스덕트 등 AI 시대의 핵심 전력 인프라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LS머트리얼즈는 울트라커패시터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울트라커패시터는 순간적인 전력 변동을 보완하고 전력 품질을 안정화하는 장치로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서 활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LS 계열사들이 더 이상 전통적인 전선 기업이 아니라 AI 인프라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영호 기자 lloydmind@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