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으로 상장사가 자회사를 별도로 상장하는 중복상장 문턱이 대폭 높아진다. 물적분할 자회사를 상장하려면 모회사 주주동의를 반드시 받아야 하고, 일반 자회사도 주주보호 방안을 마련하지 않으면 상장이 어려워진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오는 7일 '중복상장 원칙금지' 세부기준을 담은 한국거래소 규정 및 중복상장 가이드라인 제·개정안 예고를 시작한다고 6일 밝혔다. 지난 3월 발표한 '자본시장 체질개선 방안'의 후속 조치다.
중복상장은 상장 모회사가 지배하거나 사실상 경제적 동일체인 비상장 자회사를 별도로 상장하는 것을 말한다. 금융위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전체 시가총액 대비 상장사 간 지분보유 시가총액 비율은 한국이 11.2%로, 미국 0.05%, 일본 4.0%, 중국 2.4%, 대만 2.7%보다 높았다.
새 기준은 중복상장을 전면 금지하는 대신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엄격한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방식이다.
모회사 이사회에는 주주충실의무를 기반으로 한 5대 의무가 부과된다. 모회사 이사회는 자회사 상장이 모회사 주주에게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고, 주주보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후 주주와 소통하거나 주주총회 등에 준하는 방식으로 주주동의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이 결과를 토대로 자회사 상장에 대한 찬반 결의를 하고, 그 결과를 자회사에 통지해야 한다. 관련 내용은 단계별로 공시해야 하며, 주주동의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경우에는 그 사유도 공시해야 한다.
이 같은 절차는 독립적 특별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야 한다. 특별위원회는 3인 이상의 이사 또는 외부전문가로 구성해야 하며, 독립이사가 위원장을 맡거나 독립이사 및 외부전문가가 위원의 3분의 2 이상이어야 한다.
한국거래소의 상장심사 기준도 강화된다. 중복상장 심사에서는 자회사의 영업·경영 독립성과 모회사 투자자 보호 여부를 별도로 살핀다. 자회사의 주된 영업이 모회사에 과도하게 의존하거나 주요 경영사항이 사실상 모회사에서 결정되는 경우 독립성 요건을 충족하기 어렵다.
투자자 보호 심사에서는 모회사 이사회가 5대 의무를 충실히 이행했는지, 최종적으로 자회사 상장에 찬성 결의를 했는지, 일반주주 보호 필요성에 상응하는 주주보호 노력을 했는지를 본다. 주주보호 방안에는 현금·현물배당, 자사주 소각, 기업가치 제고 계획, 일정 기간 추가 분할·자회사 상장 금지 확약 등이 포함될 수 있다.
물적분할 자회사의 중복상장에는 모회사 주주동의가 필수로 요구된다. 물적분할 자회사가 아닌 일반 자회사는 주주동의를 받으면 주주보호 노력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추정한다. 주주동의를 받지 못한 경우에는 거래소가 주주보호 노력의 충분성을 엄격히 개별 심사한다.
주주동의 기준은 상법상 감사위원 선임 때 적용되는 3%룰을 준용한다. 3%를 초과하는 의결권은 제한하고, 참석 주식의 과반 및 발행주식 총수의 4분의 1 이상 찬성을 충족해야 한다.
다만 모회사 대비 자회사의 매출, 영업이익, 자산 비중이 모두 10% 미만인 저비중 자회사는 주주동의가 면제된다. 단 세 항목이 모두 10% 미만이더라도 예상 기업가치 등을 고려할 때 중요 자회사로 인정되면 주주동의 면제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모회사 이사회가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채 자회사를 상장할 경우 제재도 부과된다. 거래소는 상장공시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대 10억원의 상장계약위약금을 부과할 수 있으며, 매매거래정지 조치도 가능하다. 공시의무 위반 시에는 제재금과 벌점이 부과되고, 벌점 누적 시 상장폐지 실질심사 사유가 될 수 있다.
이번 규정 개정안과 가이드라인 제정안은 오는 14일까지 예고기간을 거친 뒤 증권선물위원회와 금융위원회 정례회의 의결을 통해 최종 시행될 예정이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