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재수 부산시장은 청년 정책으로 '워밍업 하우스'를 공약했다. 부산에 처음 들어오는 청년에게 단기임대 주택을 제공하겠다는 구상은 단순한 주거복지 사업을 넘어, 도시가 청년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청년이 한 도시로 옮겨간다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면접을 보기 위해 며칠 머물 곳이 필요하고, 합격 후에는 출근 전까지 임시 거처가 필요하다. 지역 기업에서 인턴을 하거나 창업 프로그램에 참여하려 해도 당장 살 곳을 구하지 못하면 기회는 멀어진다.
'워밍업 하우스'는 청년의 이동과 도전을 가능하게 하고, 도시가 미래 인재를 유입하기 위한 생산적 투자라 할 수 있다. 이 정책이 왜 우리 사회에 필요한지 경제적·구조적 관점에서 들여다보고자 한다.
첫째, '계약의 경직성'을 깨뜨리는 유연한 주거 사다리가 절실하다.
고용 시장의 유연화로 인해 인턴십, 프로젝트성 업무, 혹은 구직 탐색을 위해 단기 체류가 필요한 청년들에게 2년짜리 계약과 수천만원에 달하는 보증금은 시작도 하기 전에 포기를 종용하는 진입 장벽이다. 워밍업 하우스가 제공하는 단기임대 주택은 이러한 청년 고용 시장의 유연성과 주거 시장의 경직성 사이의 미스매치를 완충할 수 있다. 보증금 마련 능력이 부족한 청년들에게 단기 주거를 제공하는 것은, 새로운 도시에서 가능성을 시험해 볼 수 있는 최소한의 기회를 주는 것이다.
둘째, 지역 소멸을 막기 위한 인구 유입 전략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지금의 청년 세대는 특정 지역에 정착하기 전, 그 도시가 나와 맞는지를 먼저 '탐색'하고 싶어 한다. 이른바 '관계 인구'나 '생활 인구'의 개념이 중요해진 이유다. 단기임대 주택은 타지역 청년들이 이주하기 전, 도시의 인프라와 일자리를 안전하게 탐색할 수 있는 '체험판'을 제공하는 것과 같다. 도시를 경험한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정착을 선택할 때, 비로소 지속 가능한 인구 유입이 완성된다. 워밍업 하우스는 바로 그 탐색 비용을 사회가 분담하겠다는 영리한 신호다.
셋째, 무엇보다 워밍업 하우스는 청년들에게 '심리적 안전망'을 제공한다.
요즘 청년 세대는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간다. 이러한 상황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청년들에게 필요한 것은 “와서 성공하라”는 압박이 아니라, “도전하다가 넘어지더라도 딛고 일어설 땅이 있다”는 안도감이다. 단기임대 주택에 살면서 환경에 익숙해지면 불안감이 사라지고, 청년들은 비로소 자신의 역량을 온전히 발휘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설령 첫 시도에 실패하더라도 떠나지 않고 다시 도전할 마음을 가질 수 있다. 사회적 안전망이 잘 갖춰진 도시일수록 청년들의 도전 정신도 살아나는 법이다.
세계적인 도시학자 플로리다 교수는 도시의 성패가 단순한 물질적 인프라를 넘어 외부 인재를 끌어당기는 '도시의 포용성'에 달렸다고 진단한다. 다양한 사람에게 열려 있는 도시, 계층과 지역을 넘어 청년들의 사회적 이동성이 열려 있는 도시만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고 생동감을 유지한다는 뜻이다. 워밍업 하우스 정책은 청년들에게 단순한 방 한 칸을 내어주는 복지를 넘어, 부산을 '포용적 혁신 도시'로 체질 개선하겠다는 영리한 경제 전략이다. 이번 정책이 말뿐인 구호에 그치지 않고 청년들이 안심하고 숨을 고를 수 있는 진짜 '워밍업' 공간으로 자리 잡기를 응원한다. 포용적인 주거 안전망 위에서만 청년도, 도시의 미래도 비로소 도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형준 삼삼엠투 대표 hjpark@spacev.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