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디에 사느냐'가 교육 경험과 결과를 좌우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수도권 집중과 지역 소멸이 심화되는 가운데 지역별 교육격차가 단순 학업성취를 넘어 학생의 정서와 학교 경험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교육개발원(KEDI)은 28일 온라인 기자설명회를 열고 '교육 경험과 결과의 차이를 극복하기 위한 지역 특성별 대응 방안'을 주제로 'KEDI Brief' 제7호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KEDI '공교육 모니터링을 위한 학교교육 실태조사'(2024년) 자료와 인구·경제·주거·의료복지·교육 분야 공공데이터를 활용해 중학교 290개교를 △대도시형 안정지역(84개교·29.0%) △중소도시형 성장가능지역(123개교·42.4%) △농어촌형 취약지역(83개교·28.6%)으로 구분해 분석했다.
분석 결과 지역에 따라 학생과 학부모가 경험하는 공교육의 질과 결과가 뚜렷하게 달랐다.
대도시형 안정지역은 높은 학업성취와 자기주도학습, 사교육 참여율이 높았다. 일반교과 사교육 참여율은 81%, 월평균 사교육비는 69만900원으로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수업 이해도와 학습 참여도 역시 높았지만 학업 스트레스와 경쟁적 학습문화 수준도 가장 높은편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높은 성취 이면에 과도한 경쟁과 사교육 의존, 학생 정서 부담, 교사 소진 문제가 함께 공존한다고 분석했다.
중소도시형 성장가능지역은 인구 구조와 재정 여건, 교육 인프라는 비교적 안정적이었지만 수업 활동 측면의 취약성이 드러났다. 개별화 수업, 동기유발 수업방식, 평가 및 피드백 등이 다른 지역보다 낮게 조사됐다. 물리적 교육 여건보다 학교 수업의 질과 교육활동 혁신이 필요한 지역으로 진단됐다.

농어촌형 취약지역은 학급당 학생 수가 15.61명으로 가장 적고, 교육·생활 인프라가 열악하며 학업성취와 학습 집중도는 가장 낮았다. 기초학력미달 학생 비율은 국어 6.41%, 수학 8.54%, 영어 8.96%로 다른 지역보다 높았다. 반면 방과후학교 참여율과 자치활동 참여, 학교 만족도 등 공동체 경험 관련 지표는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지역사회와 학교 간 연결성은 유지되고 있지만 교육·생활 인프라와 학습 지원 체계의 한계가 성취 격차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남궁지영 KEDI선임연구위원은 “대도시형 안정지역은 공교육 신뢰 회복 방안이 마련돼야하며 단순 학업성취 중심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 역량 중심 교육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라며 “과도한 경쟁과 사교육 의존 속에서 학생 정서 지원과 교사 소진 예방 대책도 함께 추진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중소도시형 성장가능지역은 공교육 경험의 질 제고를 위한 노력이 중요하고, 학교장 주도의 수업 개선 정례화와 전문적 학습공동체 활성화 등을 통해 학교 수업 혁신을 지속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농어촌형 취약지역과 관련해서는 지역사회와 학교가 함께 성장하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AI·온라인 플랫폼 기반 맞춤형 학습 지원 체계를 선제적으로 도입해 지역적·시공간적 한계를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남 선임연구위원은 “지역 간 교육격차는 학생의 교육 경험과 성장 과정 전반에서 누적되고 있다”며 “지역 특성을 고려한 정밀한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미현 기자 mhkwo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