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대전환 시대에 네트워크 접근성을 넘어 콘텐츠·플랫폼·디바이스(C·P·D)를 아우르는 '디지털 기본권' 보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디지털 기본권이 국민의 사회적 참여를 보장하는 권리로 재조명되면서 국가 책임을 명확하게 규정하고, 관련 기금 마련 등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김현 의원실 주최로 열린 간담회에선 AI시대에 국민 디지털 기본권 보장을 위한 제언이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현재 통신 분야 보편 서비스를 개편, 디지털 기본권으로 확장하고 이를 보장하기 위한 바우처 사업 등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디지털 기본권 중요성이 커진 것은 AI,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서비스가 확장되면서 과거보다 빠른 속도로 디지털 양극화 기회 격차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단순히 네트워크 접근성 혹은 연결성을 넘어 디지털 사회 일원으로서 실질적이고 효과적으로 참여하기 위한 최소한의 권리로 디지털 기본권이 강조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보편 서비스 관점에서 취약계층 통신비 감면과 도서 지역 등에 이동통신·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보급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통신만 연결되면 사회적 참여만 가능했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단말이나 콘텐츠 이용을 못할 경우 사회적으로 배제가 심화되고 있는 만큼 디지털 기본권 정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현재 디지털 기본권은 사회참여와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기 위한 필수 인프라로 재정의되고 있다”며 “이 같은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선 안정적인 네트워크 접근성과 적정한 단말기 보유, 데이터 및 콘텐츠 접근성, 디지털 활용 역량이 필수”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기본권 정립이 필요하다는게 입을 모았지만 범위와 실행 방법에 대해선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봤다.
곽정호 호서대 교수는 “인터넷 접근은 이제 사회 참여의 최소 조건으로 볼 수 있지만 생성형 AI나 유료 클라우드, 콘텐츠 서비스까지 공적 보장의 범주로 포함할지에 대해서는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며 “특히 AI 서비스는 기술 변화 속도가 빠르고 시장구조도 초기다 보니 보편 서비스 체계 안에 편입하는 것은 신중히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디지털 기본권 보장을 위한 재원 마련에 대해서는 '디지털 바우처'처럼 국민이 적정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는 수요자 중심 체계 전환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재원은 디지털 생태계 협력체계를 위한 디지털 복지 기금 조성이나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활동 예산 등 활용이 제시됐다. 특히 통신사만 부담했던 보편 서비스 지원을 이제는 생성형AI, OTT 등 업체들도 동참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정부 역시 디지털 기본권 논의가 필요하다고 보고 시범사업 등을 통해 최적 방안을 찾겠다고 답했다.
김용재 한국외대 경영대학 교수는 “디지털 활동을 의미있게 수행할 수 있는 국민을 대상으로 디지털 바우처를 제공해 국가장학금과 같은 보편적 지원체계로 가야 한다”며 “단순히 통신 서비스가 아니라AI 서비스나 교육용 앱 사용 등 사용자가 선택할 수 있는 수요자 중심 복지체계 전환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남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신정책관은 “기본사회 실현을 위한 디지털 기본권 관련 사안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개편할 시점이 왔다”며 “디지털 바우처와 같은 제안에 대해 정부도 시범사업을 통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찾겠다”고 전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