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국대 서울캠퍼스가 올해부터 외국어패스제(외국어시험 졸업인증제)를 폐지함에 따라 재학생은 토익 등 영어 공인시험 성적 없이도 졸업이 가능해졌다.
동국대 외국어패스제는 01학번 이상 학부생을 대상으로 영어 공인시험 성적을 졸업요건으로 제출해야 했던 제도다. 기존 기준은 불교대학 토익 600점, 영어통번역학 전공자 800점, 그 외 학과는 700점 이상이었다. 토익·TOEFL IBT·뉴텝스·토익스피킹·오픽·IELTS 등이 인정 시험으로 지정됐으며, 성적이 없을 경우 '학문기초 외국어영역' 강의 6학점을 추가로 이수해야 대체가 가능했다.
동국대 관계자는 폐지 배경에 대해 “외국어시험 중심의 졸업인증제는 실효성과 형평성, 교육적 타당성 측면에서 꾸준히 재검토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며 “공인 외국어시험 성적이 실제 의사소통 역량 향상으로 충분히 이어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었고, 학과별로 서로 다른 기준 점수를 적용하는 방식 역시 학생들의 다양한 학습 배경과 역량을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제도 폐지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시험 점수를 통과하는 방식으로는 실질적인 영어 능력과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대학 내부의 누적된 문제의식이 제도 개편으로 이어진 것이다.
공인어학시험 중심의 졸업인증에 대한 실효성 논란은 대학가 전반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다. 현재 숭실대, 중앙대 등 서울 주요 대학들 역시 학과별로 영어 성적 제출 의무가 다르거나 지정 교양 과목 이수나 자체 시험 등으로 대체할 수 있도록 운영 방식을 유연화하는 추세다. 동국대의 외국어패스제 전면 폐지에 대해 교육계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변경된 제도는 당장 올해 가을 졸업 대상자부터 즉시 적용된다. 이에 따라 외국어패스제 미충족을 이유로 수료 상태에 있던 학생들은 2027년 2월 졸업사정까지는 현 신분을 유지할 수 있으나, 2027년 8월 졸업사정부터는 이로 인한 수료 상태 유지가 불가하다. 기존에 대체 이수용으로 취득했던 '학문기초 외국어영역' 6학점은 그대로 졸업학점으로 인정된다.
다만 졸업 요건에서 외국어 인증제가 사라진다고 해서 교내 외국어 교육 자체가 축소되는 것은 아니다. 동국대는 형식적인 시험 점수 취득 대신 실제 의사소통 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교양영어 교육과정을 개편 중이다. 필수 교양영어 과목을 통해 글로벌 이슈와 비즈니스 상황에 기반한 실질적인 영어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교육 내용을 재구성한다.
동국대 관계자는 “시험 점수 취득이라는 형식적 요건을 없애는 대신, 교육과정 안에서 실용적 역량을 키우는 방식으로 전환해 학생들의 실질적인 외국어 역량 향상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권미현 기자 mhkwo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