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뷰티 투자판에서 가장 무서운 눈을 가진 '감별사'가 또 한 번 카드를 꺼냈다.
국내 최대 벤처캐피털(VC) IMM인베스트먼트가 인디 뷰티 기업 톤28에 90억 원을 투자한 것으로 확인됐다. 투자는 신주 발행과 구주 매입이 혼합된 구조로 진행됐다. 업계는 이 한 장의 수표가 예사롭지 않다고 본다. IMM인베스트먼트는 에이피알(메디큐브)에 베팅해 10배 수익을 올렸고, '제2의 에이피알'로 불리는 구다이글로벌에도 1,300억을 투자한 곳이다.
메디큐브가 K뷰티 1.0의 아이콘이었고, 조선미녀·스킨1004를 품은 구다이글로벌이 K뷰티 1.5를 이끌었다면 IMM인베스트먼트는 이번에 K뷰티 2.0의 주역으로 톤28을 지목한 셈이다.
톤28이 다른 인디 뷰티 브랜드와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한 가지다. 이 회사는 마케팅 비용을 태우는 대신 원료를 직접 기른다.
톤28은 전남 해남에 자체 농장을 운영하며 무농약으로 재배한 식물성 원료를 직접 화장품 개발에 투입한다. 재배-연구-제형 개발로 이어지는 수직 통합 구조를 갖춘, 연구소 중심의 천연더마 화장품 회사다. 화학 합성 원료 대신 자체 재배 천연 성분을 연구 기반으로 정제·적용하는 이 모델은 글로벌 더마코스메틱 시장의 트렌드와 정확히 맞닿아 있다.
2017년 아모레퍼시픽벤처스가 뷰티 디바이스나 제형 기술 기업이 아닌 인디 뷰티 브랜드에 처음으로 직접 투자한 회사가 바로 톤28이었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당시에도 업계의 시선은 이 회사의 '성분 철학'에 꽂혔다.
지난해 매출은 250억 원, 영업이익은 30억 원. 규모보다 주목할 것은 수익성이다. 톤28은 탄탄한 자사몰 충성 고객층을 기반으로 흑자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2019년 에이피알에 45억 원을 투자해 4년여 만에 약 450억 원을 회수했다. 10배 수익이다. 에이피알은 메디큐브·에이지알을 앞세워 지난해 매출 1조 원을 달성했고, 시가총액은 최근 12조 원까지 불어났다. 이어 구다이글로벌에 1,300억을 투자했다. 조선미녀·스킨1004·티르티르·라운드랩을 거느린 이 회사의 현재 기업가치는 10조 원 안팎으로 추산되며, 내년 초 IPO를 목표로 미래에셋·NH·모건스탠리 등을 주관사로 선정한 상태다. 밀크터치의 올리브인터내셔널(85억), 넘버즈인의 비나우(570억)에도 투자했다.
IMM인베스트먼트 측은 “마케팅에 힘을 주는 기업들과 달리 톤28 제품은 차별화된 경쟁력을 가졌다”며 “올해 상품 라인이 확대되면서 본격적으로 성장할 원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톤28은 이번 투자금을 아마존·틱톡 등 해외 판매 채널 확대에 집중 투입할 예정이다. 그간 자사몰 중심의 국내 고객 기반으로 탄탄히 내실을 다졌다면, 이제는 그 '성분 철학'을 전 세계 소비자에게 증명할 차례다.
메디큐브가 디바이스로, 구다이가 멀티 브랜드 포트폴리오로 K뷰티의 지평을 넓혔다면 톤28은 '농장에서 시작하는 연구실 더마'라는 완전히 새로운 언어로 K뷰티 2.0의 챕터를 쓰려 하고 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