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과학기술원(GIST·총장 임기철)은 이재석 신소재공학과 명예교수가 한국과학기술한림원(한림원)이 주관하는 '석학 커리어 디시전스' 사업의 일환으로 정책 제안 보고서 '인공지능(AI) 시대, 나선형 고분자 합성 분야 발전 방향'을 발간했다고 19일 밝혔다.
'석학 커리어 디시전스'는 국내 최고 수준의 연구자들이 연구 인생에서 축적한 경험과 통찰을 공유해 미래 과학기술인들에게 방향성과 영감을 제시하는 강연·정책 프로그램이다. 이 교수의 보고서는 2025년 12월 발간했다.
보고서는 'AI X 고분자 합성'이라는 융합 비전을 중심으로, AI 기반 소재 설계 전략과 데이터 중심 합성 연구 체계, 전문 인력 양성 방안 등 국가 차원의 핵심 정책 방향을 제시한다. 특히 우리나라 경제 성장을 견인해 온 석유화학·고분자 산업의 구조와 한계를 분석하고, 고분자 합성 기술의 과학적 원리와 발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정책 논의의 기초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이 명예교수는 나선 구조를 형성하는 대표적 생체분자인 펩타이드를 사례로 들어 나선형 고분자의 개념과 특성을 설명하고, 연구 데이터가 충분히 축적된 분야일수록 AI 분석과 설계에 유리하다는 점에서 나선형 고분자 연구가 AI 융합에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수십 년간 발전해 온 '리빙(living) 음이온 중합'을 고분자 과학의 대표 기술로 평가하며, 원하는 성질의 고분자를 정밀하게 설계할 수 있어 향후 AI 기반 고분자 설계 및 합성 기술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교수는 오랜 연구 경험에서 얻은 통찰을 토대로, AI 시대에는 고분자 합성과 실제 물리 환경을 결합한 '피지컬 AI' 연구가 중요해질 것이라는 방향을 제시하며, 후속 세대 연구자들에게 새로운 연구 전략을 제안하고 있다.

보고서는 AI 시대 과학기술 혁신의 핵심 조건으로 '도메인 지식'을 제시한다. 도메인 지식이란 특정 분야에서 연구자들이 오랜 시간 축적해 온 전문 지식과 경험을 의미한다.
이 교수는 신소재·고분자 소재·고분자 합성 가운데에서도 나선형 고분자 연구를 사례로 들며, 이러한 전문성이 축적된 분야일수록 신뢰도 높은 데이터가 확보되고, 이를 바탕으로 AI가 더 정확한 분석과 설계를 수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I가 연구를 대신하는 기술이 아니라, 인간 연구자가 쌓아 온 지식을 확장하고 강화하는 보완적 도구임을 보여 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한림원 정회원인 이 교수는 고분자 합성 분야의 권위자로, 새로운 고분자를 정밀하게 설계할 수 있는 핵심 원리를 세계 최초로 밝혀 고분자 과학 발전에 크게 기여한 연구자다. 특히 이소시아네이트의 음이온 중합 과정에서 세계 최초로 '리빙(living) 중합 특성'을 발견해 고분자 길이와 구조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GIST 퇴임 이후에는 교육·연구·지역사회 봉사 경험을 담은 '나의 교육과 연구 그리고 지역사회 봉사'를 출간했으며, '석학 커리어 디시전스' 강연을 통해 연구 철학과 경험을 지속적으로 공유해 왔다. 후학들에게 “고분자 입체규칙성 제어가 가능한가”라는 근본적 질문을 제시하며, 미해결 과제에 대한 지속적인 도전을 강조하고 있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가 세계 5대 강국 수준의 제조 경쟁력과 3대 강국 수준의 AI 기술력을 결합한다면 석유화학 산업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고 글로벌 경쟁에서 새로운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