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파모 재도전 출사표] 트릴리온랩스 “독자 아키텍처로 판 바꿀 것”

국가대표 인공지능(AI)을 선발하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독파모) 구축 사업이 뜨거운 관심 속에 추가 공모를 마감했다. 네이버클라우드, NC AI, 카카오, KT 등 주요 대기업이 불참을 선언한 가운데 1차 평가에서 탈락했던 AI 스타트업들이 도전장을 던지며 이목이 쏠렸다. 전자신문은 마지막 한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트릴리온랩스와 모티프테크놀로지스 대표를 만나 전략을 들었다.


Photo Image
신재민 트릴리온랩스 대표

“자본을 투입해 모델 크기를 키우는 미국과 중국의 방식을 그대로 따라가서는 승산이 없습니다. 자원 효율을 극대화한 독자적인 아키텍처 설계로 미국과 중국에 유리한 판인 기울어진 운동장 자체를 바로잡겠습니다.”

신재민 트릴리온랩스 대표는 후발 주자로서 기존 검증된 모델을 가져와 미세 조정하는 방식으로는 따라잡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트릴리온랩스의 핵심 전략은 모델 구조 자체를 설계하는 새로운 아키텍처다. 단순히 엔진을 사와서 조립하는 것이 아니라 엔진의 설계도부터 직접 그리겠다는 것이다.

트릴리온랩스는 1차 평가에서 루닛 주관 컨소시엄에 참여해 도전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이번에는 직접 주관사로 컨소시엄을 새롭게 꾸려 도전한다. 당초 공모 참여를 주저했지만 네이버 등 주요 기업이 불참 의사를 밝히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할 일인데 우리가 안 하면 대한민국의 AI 주권이 사라질 것 같다”는 생각이었다는게 신 대표 설명이다.

기존 3사가 주도하던 판에 뒤늦게 합류하지만 압도적인 효율성으로 판도를 흔들겠다는 포부다. 특히 태생부터 거대언어모델(LLM)을 위해 만들어진 국내 유일한 회사인 만큼 한정된 자원으로 최대 결과를 빠르게 이끌어내는 효율성으로 '매기' 역할을 하겠다고 자신했다.

트릴리온랩스는 추론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이고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디퓨전 아키텍처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문장 속 단어 간의 관계를 분석해 다음 단어를 순차적으로 예측하는 트랜스포머 구조는 입력 데이터의 길이가 길어질수록 연산 비용과 시간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한계가 있다. 디퓨전 아키텍처는 동시 다발적 연산으로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최신 이미지 생성 등에 먼저 쓰인 기술이지만 텍스트 생성부터 디퓨전 아키텍처를 적용하면 멀티모달리티 구현에도 훨씬 유리한 포석을 깔 수 있다는 판단이다.

신 대표는 네이버클라우드의 LLM '하이퍼클로바X'의 핵심 개발자 중 하나로 2024년 트릴리온랩스를 창업했다. LLM과 비전언어모델(VLM)을 바닥부터 직접 개발하는(프롬 스크래치) 회사로 설립 1년 만에 700억 파라미터 규모 LLM을 자체 기술로 개발해 주목받았다.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