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매출, 2016년 이후 '최저'… 끝 안 보이는 '실적 절벽'

국내 면세점 산업이 침체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 방문객 수는 소폭 늘었지만, 매출은 되레 줄면서 지난 2016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소비 회복 지연과 유통 환경 변화가 맞물리며 면세점 산업의 체질 전환이 불가피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11일 한국면세점협회(KDFA)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25년 전국 면세점 매출액(기내 판매 제외)은 12조5340억원으로 전년 대비 11.9% 감소했다. 연간 매출 규모는 사드(THAAD) 여파가 본격화되기 이전인 2016년 이후 최저치다. 코로나19 이전 정점을 찍었던 2019년 약 24조9000억원과 비교하면 반토막 수준으로 급감하면서 '실적 절벽'을 나타냈다.

Photo Image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생성형AI 이미지

월별 실적을 살펴보면 면세점 업계의 성수기와 비수기의 경계가 흐려졌다. 4월과 6월 등 일부 월에서 일시적인 반등이 나타났지만 연말로 갈수록 회복 탄력은 제한적이었다. 12월 매출은 1조1195억원으로 전월 대비 증가했지만, 전년 같은 월과 비교하면 감소 흐름을 벗어나지 못했다. 방문객이 증가하는 데도 매출이 동반 확대되지 않는 왜곡된 수요 구조가 고착화하고 있는 셈이다.

업계는 이 같은 실적 부진 배경에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단체관광 회복 지연과 고환율로 인한 소비 여력 약화, 글로벌 경기 둔화가 외국인 지출을 막은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게다가 중국인 관광객들의 해외 사치품 소비 심리가 자국 경기 침체에 따라 위축된 것도 악재로 꼽힌다.

Photo Image
면세점 업계 연도별 구매인원-매출 (단위 : 명, 원) - 자료:한국면세점협회(KDFA)

여기에 온라인·해외 직구 확산, 브랜드의 가격 통제 강화로 면세점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한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공항과 시내 면세점 간 수요 분산, 운영비 상승 역시 수익성을 압박했다.

올해 전망도 녹록지 않다. 체험·콘텐츠 강화, 상품 포트폴리오 재편, 디지털 전환을 통한 효율 개선 없이 실적을 반등시키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주요 면세점은 프리미엄 상품군을 확대하는 한편 차별화한 서비스를 차례로 선보이면서 체질 바꾸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면세점은 최근 무역센터점에 인공지능(AI) 기반 맞춤형 뷰티 체험존 'AI 뷰티 트립'을 선보였다. 내수 고객에게 차별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해 자사 브랜드를 각인하는 전략을 편다. 신라면세점은 지난해 7월 대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톡학생증' 인증 프로모션 대상을 올해 직장인까지 확대했다. 여행 잠재 수요가 많은 직장인을 겨냥했다.

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환율과 관광 수요 회복 속도에 면세점 실적이 좌우될 공산이 크다”면서 “중장기적으로는 개별 관광객과 일반 소비자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상품·채널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희석 기자 pioneer@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