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지산학연협력기술연구소 협업기업 성장을 돕는다] 〈상〉 빅태블릿
경북대 지산학연협력기술연구소는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사업의 단위과제인 대구형 R&D전주기 지원체계 구축사업을 통해 지역 기업을 대상으로 다양한 지원을 펼치고 있다. 전자신문은 이번 사업 지원으로 성장하고 있는 2개 기업을 2회에 걸쳐 소개한다.
우리는 흔히 인공지능(AI)이라고 하면 챗GPT 같은 대화형 AI나 스스로 길을 찾는 자율주행차를 떠올리지만, 사실 우리 곁에서 가장 묵묵히, 그리고 가장 많이 작동하고 있는 것은 '영상 AI(Video AI)'다. 주차장, 편의점, 공장, 물류창고 등 우리 주변 수많은 CCTV가 지금 이 순간에도 사람 수를 세고, 사고를 감지하며, 안전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문제는 '비용'이다. 카메라 숫자가 늘어날수록 데이터를 처리할 GPU와 클라우드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치솟는다. 많은 기업이 혁신적인 영상 AI 모델을 개발해 놓고도 실제 현장에 대규모로 적용하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대구소재 빅태블릿(대표 문지호)은 이러한 병목 현상을 해결하는 기술을 보유한 영상 AI 효율 레이어(Efficiency Layer) 전문 소프트웨어 기업이다.

빅태블릿은 남들이 '더 똑똑한 AI 알고리즘'을 만들 때, 'AI가 일하는 환경'에 주목했다. 카메라는 24시간 돌아가지만, 실제로 의미 있는 사건이 일어나는 시간은 극히 일부다. 아무 일도 없는 텅 빈 복도 영상을 전송하고 분석하기 위해 막대한 GPU 리소스를 낭비하는 것이 현재 영상 AI 산업의 현주소다. 하지만 이 업체는 이미 존재하는 영상 AI 시스템 사이에 들어가 인프라 효율을 극대화하는 '소프트웨어 레이어'를 제공한다. 핵심 기술은 비디오 슬리밍(Video Slimming)과 모델 슬리밍(Model Slimming)이다.
비디오 슬리밍은 영상에서 '의미 없는 구간'을 실시간으로 제거해 전송·저장량을 획기적으로 줄인다. 모델 슬리밍은 동일한 하드웨어에서 더 많은 카메라 스트림을 처리할 수 있도록 AI 모델 자체를 경량화한다.
빅태블릿이 이토록 선명한 비즈니스 모델을 갖게 된 데에는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사업의 전폭적인 지원이 큰 역할을 했다. 빅태블릿에게 RISE사업 대구형 R&D전주기 지원체계 구축사업은 단순한 자금 지원을 넘어, 기술적인 문제의식을 시장의 언어로 번역해 준 결정적 역할을 했다. 대구형 R&D전주기 지원체계 구축사업은 경북대학교 지산학연협력기술연구소가 주관하는 RISE의 단위과제사업이다.
빅태블릿은 사업화 지원을 통해 자사 솔루션을 '단순 경량화 기술'이 아닌 인프라 비용 문제를 해결하는 'Efficiency Layer'로 재정의할 수 있었다. 해당 기술이 어떤 산업에서 어떤 고객의 구체적 비용과 운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를 실사용자 관점에서 정의하는데 결정적 도움이 됐다. 이는 투자자 미팅과 파트너사와의 협의과정에서 회사와 솔루션의 명확하게 설명하는 도구가 됐다.

이어지는 후속 지원은 초기 기술검증(PoC)과 실제 상용화 사이의 '데스밸리'를 건너게 해 준 안전망이 됐다. 영상 AI 인프라분야는 B2B와 엔터프라이즈 세일즈 사이클이 긴 분야여서 단기간 성과를 내기 어렵지만 RISE 후속 지원은 공백기간에도 지속적 멘토링과 네트워킹, 추가 프로그램을 연계해줘 PoC와 상용화의 간극을 줄여줬다.
특히 제품 기획 지원 단계에서는 어떤 기능이 핵심 코어인지, 어떤 부분이 고객 맞춤형 영역인지를 구조화하며 로드맵을 선명히 했다. 이 과정에서 탄생한 것이 지금의 IR 메시지와 제품 구조다. 기술적 복잡함을 덜어내고 고객의 수익성(ROI)을 직접 타격하는 비즈니스 논리를 완성한 것이다.
빅태블릿의 기술력은 'CES 2026'에서 증명됐다. 빅태블릿은 해당 전시회에서 실시간 대시보드를 설치, 비디오 슬리밍 기술이 '아무 일 없는 영상'을 어떻게 걸러내고 GPU 부하를 얼마나 낮추는지를 직관적으로 보여줬다.
반응은 뜨거웠다. 글로벌 카메라 제조사, 시스템 통합(SI) 기업, 클라우드 인프라 운영사 관계자들은 “카메라 숫자가 늘어날수록 감당할 수 없었던 비용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를 찾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단순한 관심을 넘어 구체적인 연동 가능성과 공동 사업화를 논의하는 실질적인 파트너십 문의가 이어졌다. RISE 사업 지원으로 글로벌 무대에서 기술력을 검증받은 것은 물론, 세계 시장으로 뻗어 나갈 강력한 교두보를 마련한 셈이다.

빅태블릿의 목표는 분명하다. 전 세계 카메라 위에서 돌아가는 모든 영상 AI의 '기본 효율 레이어'가 되는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리테일, 물류, 스마트시티 등 대규모 영상 데이터가 발생하는 산업군에서 확실한 레퍼런스를 구축할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어떤 하드웨어 환경에서도 빅태블릿의 솔루션만 설치하면 인프라 효율화가 즉각적으로 이뤄지는 '표준 소프트웨어'로 자리 잡겠다는 포부다.
문지호 대표는 “CES에서 관심을 보인 국내외 바이어들과의 구체적인 논의가 실제 매출로 이어질수 있도록 진행중이며, 올해는 조만간 투자유치도 이뤄질 예정”이라며 “앞으로 RISE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지역 산업 생태계에 기여하는 동시에,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영상 AI 인프라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게임체인저가 되겠다”고 밝혔다.
대구=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