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주요 가상화폐거래소를 중심으로 지분 매각과 인수·합병(M&A), 전략적 제휴 가능성을 둘러싼 논의가 동시에 확산하고 있다. 정부가 디지털자산기본법 제도화에 속도를 내면서, 국내 주요 가상화폐거래소를 둘러싼 협력과 투자 유치 논의가 늘어나는 분위기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3위 거래소인 코인원은 대주주인 차명훈 이사회 의장의 지분 일부 매각을 포함해 해외 거래소 및 국내 금융사들과 다양한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차 의장은 개인회사 더원그룹 보유 지분(34.30%)과 개인 보유분(19.14%)을 합쳐 총 53.44%의 지분을 갖고 있다. 코인원 관계자는 “최근 가상자산 업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만큼, 코인원에 다양한 방식의 협력을 제안하는 요청이 증가하고 있다”라며 “전략적 투자 유치 또는 여러 형태의 비즈니스 협업 가능성을 열어두고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9월 두나무는 네이버의 금융 계열사 네이버파이낸셜과 포괄적 주식 교환 방식의 합병을 추진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양사는 지난해 11월 말 각각 이사회를 열고 두나무를 네이버파이낸셜의 100% 자회사로 편입하는 방안을 의결했다. 코빗 역시 지난해 12월 미래에셋그룹 계열사인 미래에셋컨설팅과 지분 인수 협의가 공개되며 매각 가능성이 거론됐다. 글로벌 거래소 바이낸스는 지난해 10월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 승인 절차를 거쳐 고팍스 인수를 마무리하며 국내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이 같은 흐름의 배경에는 정부가 가상자산 산업의 제도권 편입을 본격화하고 있다는 점이 있다. 기존 금융사와 빅테크 기업들은 신규 사업을 직접 키우기보다, 가상자산 산업에서 이미 인가와 운영 경험을 갖춘 거래소를 활용하거나 확보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이다. 디지털자산기본법이 제정될 경우 가상자산 거래소의 법적 지위와 감독 체계가 보다 명확해지면서, 거래소는 단순 플랫폼을 넘어 인허가 기반 금융 인프라에 가까운 성격을 띠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신규 거래소 설립보다는 기존 사업자를 인수하거나 지분을 확보하는 편이 규제 대응과 운영 측면에서 부담이 적다. 자금세탁방지(AML), 고객확인(KYC), 정보보호 관리체계(ISMS) 등 고강도 규제 요건을 이미 충족한 거래소를 활용하는 것이 시간과 비용을 동시에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실명계좌 연계, 전산 시스템 구축, 이용자 보호 체계 등은 단기간에 구축하기 어려운 영역으로 꼽힌다.
다만 투자자들의 이런 움직임이 곧바로 대형 인수·합병 성사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디지털자산기본법 논의 과정에서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율 제한(15~20%) 등 지배구조 관련 쟁점이 함께 부상했기 때문이다. 대주주 지분율 제한이 법안에 담길 경우, 금융사나 빅테크가 거래소를 지배하는 일부 인수·합병 구조는 추가 조정이 불가피해질 수 있다. 현재는 거래소와 투자자 모두 매각과 인수 가능성을 동시에 열어두면서, 법안의 최종 방향을 지켜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들어 국회에서 가상자산 2단계 입법이 통과될 것 같으니까 가상자산 거래소를 호시탐탐 눈독 들이고 있는 투자자들이 있다”라며 “신규 취득보다는 기존 거래소 인수 방식이 편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