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수자원공사가 미국 클리블랜드 워터 얼라이언스(CWA)와 손잡고 국내 물 기술의 북미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적 플랫폼을 구축했다. 글로벌 물 산업에서 기술 경쟁은 실증 능력과 시장 진입 속도전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을 선제적으로 반영한 조치다.
수공은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폐막한 'CES 2026' 현장에서 미국 CWA를 만나 '물산업 글로벌 테스트베드' 구축에 관한 논의를 구체화했다.
미국 오하이오주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CWA는 21개 이상의 공공·민간 유틸리티와 협력하며 실제 상수도 환경에서 혁신 기술을 검증하는 대표적인 물 클러스터다.
브라이언 스텁스 CWA 회장은 “수공의 혁신 기술 도입에 대한 개방적 태도와 빠른 의사결정 구조가 CWA의 테스트베드, 위험 완화 전략과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물 기업들이 시범 운영과 시장 진출에 오랜 시간을 소요하는 것과 달리, 수공은 기술 가속화와 리스크 관리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고 평가했다.
이번 협력의 핵심은 '실증 중심 시장 진입'이다. 수공과 CWA는 테스트베드를 중심으로 관세·법률·인증 등 미국 진출에 필요한 컨설팅을 함께 지원하고, 현지 수질 문제와 기술 수요를 정기적으로 공유하는 구조를 구축했다. 이는 기술 보유 여부보다 실제 현장 적용 가능성을 중시하는 미국 물 시장의 특성을 반영한 전략이다.
중장기적으로는 물과 에너지 연계를 축으로 한 협력 확장 가능성도 크다. 스텁스 회장은 “에너지 가격 상승과 함께 스마트하고 저탄소 시스템에 대한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이라며, 탄소 감축과 기후 대응 역량을 갖춘 수공과의 협력 확대 여지를 분명히 했다. 이는 물 관리가 에너지 효율과 탄소 배출 문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단계로 진입했음을 보여준다.

실제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반도체 기반 수질 센서 기술을 보유한 '더웨이브토크'는 CWA를 통해 미국 전략적 파트너들과 연결되고 있으며, 테크윈 역시 북미 중소 규모 상수도 시설에서 시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수공이 이미 활용 중인 기술들이 미국 현장으로 확장되는 구조다. 공기업이 보유한 실증 경험이 민간 기술의 신뢰도를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향후 일정도 구체적이다. 양 기관은 작년 10월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협력을 공식화한 바 있고, 연내 테스트베드 1호 실증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과불화화합물(PFAS) 등 미국 내에서 급부상한 수질 오염 이슈를 중심으로 국내 수질 계측 기술의 실증이 검토되고 있다. 이후 성과를 기반으로 미국 내 유사 기관을 통한 진출 확대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수공과 CWA의 협력은 한국 물 산업의 해외 진출 방식이 단순 수출에서 '실증 동반 진출'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술력에 공기업의 신뢰도, 그리고 미국 현지 네트워크가 결합된 이 모델이 북미 물 시장에서 K-기후테크의 새로운 표준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라스베이거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