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소벤처기업부가 제조 인공지능(AI) 확산의 한계를 해소하기 위해 '스마트 제조산업 혁신법' 제정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도입 이후 운영·고도화를 책임질 제도적 주체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단발성 보급 정책을 넘어 제조 AI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할 명확한 제도적 기반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중기부와 스마트제조혁신추진단이 발표한 '2024년 스마트제조혁신 실태조사'에 따르면 스마트공장을 도입한 중소·중견 제조기업은 전체의 19.5%에 불과했다. 이 가운데 약 75%는 기초 수준에 머물렀고, AI 기반 제조기술을 도입한 기업은 0.1%에 그쳐 제조 현장의 고도화에 뚜렷한 한계가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현행 스마트공장 보급 중심 정책만으로는 제조 AI 확산에 한계가 있다며 정부 주도의 제도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기술 공급기업과 수요기업 간 미스매치, 산업 데이터 연계 부족, 운영·유지 인력 부재 등의 구조적 문제를 해소하려면 생태계 전반을 통합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법적 틀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강상기 한양대 교수는 “제조 AI는 도입 이후에도 데이터 변화와 현장 여건에 맞춰 지속적인 운영·유지와 고도화가 필요한데, 현재는 이를 책임지고 조율할 주체가 불분명하다”며 “혁신법이 단순한 선언에 그치지 않으려면 생태계 전반을 리딩하고 오케스트레이션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문제의식 속에 중기부는 국회와 협의해 '스마트 제조산업 혁신법'을 제정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상태다. 해당 법안은 스마트 제조 정책의 초점을 기존 수요기업 중심 구조에서 공급기업·인재·인프라 중심 구조로 전환하는 내용을 담을 예정이다.
한성숙 중기부 장관은 후보자 당시 인사청문회에서 “AI 분야 벤처·스타트업 육성과 제조기업 스마트화, 제조 솔루션 기업 육성, 제조 데이터 기반 인프라 구축을 추진하겠다”며 “스타트업들이 제조기업에 필요한 솔루션과 데이터를 제공하는 스마트 제조 혁신 생태계 조성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법안의 주요 골자는 △스마트 제조산업 특수분류 정립 △스마트제조 전문기업 지정 제도 도입 △제조 데이터 활용 체계 구축 등이다. 공급기업의 육성·인증·지원과 데이터 연계까지 아우르는 내용도 포함될 예정이다. 특히 정부는 제조 AI, CPS(사이버물리시스템), 자동화 장비·설비 솔루션 등 스마트공장 전환의 핵심 기술을 보유한 공급기업을 4개 분야로 분류해 특화 육성할 계획이다. 기술력과 성장 단계에 따라 연구개발(R&D) 지원, 보급 사업, 해외 진출 등을 체계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