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 테스트베드]국산 AI 데이터센터 장비·SW, '검증의 장'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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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트베드 구성 이미지. 자료= TTA

인공지능(AI) 확산과 함께 데이터센터 중요성이 커진 가운데,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가 판교에 구축한 '친환경·고효율 AI 데이터센터 테스트베드'가 주목받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과제의 일환으로 TTA가 구축한 테스트베드는 판교 제2테크노밸리 기업지원허브에 빌딩 형태로 마련됐다.

TTA가 운영하는 테스트베드는 단순한 시험 공간을 넘어, AI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장비와 소프트웨어(SW)의 성능, 효율성, 안정성을 입증하는 5개의 전문 구역으로 나뉜다.

'호환성/상호운용성 실증 테스트베드'는 기존 HPC 인프라 및 그래픽처리장치(GPU) 클라우드 환경과 국산 장비가 유기적으로 연동되는지 확인한다. 신규 장비가 입고되면 이 클라우드 플랫폼과의 호환성, 이기종 장비 간 상호운용성, 수요처가 요구하는 특정 기능·성능 요구사항을 검증한다.

'차세대 AI 인프라 성능 실증 테스트베드'는 AI 데이터센터가 요구하는 고성능·고효율 인프라를 그대로 구현해 성능 측정과 실증을 동시에 수행한다. 고성능 AI 서버(400Tflops 이상), 150TB+급 대용량 분산 스토리지, 400Gbps급 고대역폭 네트워크, 전력·자원 운영을 위한 DCIM을 결합해, 장비·SW가 실제 AI 학습·추론 환경에서 병목 없이 동작하는지 확인한다.

'액침냉각 실증 테스트베드'는 AI 서버의 고발열·고전력 문제를 다룬다. 단상 방식 액침 탱크(2025년 10kW급)와 냉각 장치(순환 펌프·라디에이터·필터 등), 칠러·리프트 등 운용 장비를 갖추고, 국내외 다양한 액침 냉각유의 절연성·호환성까지 함께 검증한다.

'전력/온습도 측정 및 표준 지원 테스트베드'는 에너지 효율과 환경 내성을 정량 검증하는 구간이다. 전력분석기와 온습도 챔버를 활용해 서버 전력 효율 시험(SERT 등)을 수행하고, 장비를 극한 운영환경에 놓아 환경 내성을 검증한다. 특히 데이터처리용 컴퓨터서버 단체표준(SPS-C-KCIA-001-7512:2022) 인증을 위한 시험·표준 지원 기능을 함께 제공해, 기업이 요구받는 인증·품질 요건을 '실증 단계'에서부터 연계하도록 했다.

'전력공급 및 보안관제 실증 테스트베드'는 데이터센터 운영의 마지막 관문인 전력 이중화와 관제 안정성을 다룬다. UPS·배터리·PDU 제품을 대상으로 독립 시험망과 공간을 구성하고, 실제 서비스 운영 상황을 가정해 장기 운용 실증을 수행한다.

TTA는 이 인프라를 데이터센터용 장비·SW 실증 테스트베드로 본격 활용해 국내 중소기업 제품 8개를 실제 환경에서 검증·고도화하는 데 투입했다.

성과는 '수치'로 나타났다. 액침냉각 분야에서는 공랭 대비 전력 감소(일반 상태 16%, 스트레스 상태 19%)와 같은 에너지 절감 효과가 시험성적서로 확인됐다. 다른 액침 시스템은 72시간 조건에서 PUE 1.072를 기록하거나 7일(168시간) 무정지 운전, 냉매 온도 제어 이탈율 0%를 검증했다.

스토리지는 IO-500 공인 홈페이지에 23.88점으로 게재되며 대용량 I/O 역량을 드러냈고, GPU다이렉트 스토리지 적용 시 처리량이 9.8GB/s에서 '40GB 수준'으로 개선되는 효과도 제시됐다.

서버 관리 SW는 이기종 서버 통합관리 기능과 함께 팬 제어 기반 에너지 절감(절감율 6.81%)을 시험으로 확인했다. 보안·운영 관제 영역에서도 14일 이상 연속 운영과 494건 공격 트래픽 시나리오 기반 탐지·차단 검증 등 '현장형' 시험을 진행 완료했다.

TTA는 기술교류회, 수요기업 매칭, 표준·인증 지원을 연계해 실증 성과를 확산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 장비·SW가 기술적으로 외산 대비 크게 밀리지 않음에도 단순한 외산 선호 관행과 실증 레퍼런스 부족 탓에 판매율이 저조한 상황”이라며 “테스트베드를 통해 실제 데이터센터 수준의 전력·냉각·보안·운영 조건에서 성능, 안정성·상호운용성을 통합 검증하고 공인 벤치마크와 시험성적, 표준 기반 시험까지 결합하면 국산 제품·기술력에 대한 시장의 평가도 명확해지고 판로개척 문턱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선 기자 riv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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