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 핀란드 '눈 찢기' 제스처로 자격 박탈당하자 현지 정치인 항의

미스 핀란드가 동양인을 비하하는 '눈 찢기'로 자격을 박탈당한 가운데, 핀란드 정치인들이 자격 박탈에 항의하며 '눈 찢기' 챌린지를 이어가자 핀란드 총리가 고개를 숙였다.
17일 페테리 오르포 핀란드 총리는 한국, 중국, 일본 주재 대사관을 통해 각국 언어로 된 성명문을 내고 “일부 국회의원에 부적절한 SNS 게시글로 불쾌감을 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했다.

논란은 2025 미스 핀란드 우승자 사라 자프체(22)의 '눈 찢기(Slant-eye)'로 촉발됐다.
자프체는 지난달 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양 손으로 눈꼬리를 찢어 올리는 포즈를 취한 사진과 함께 “중국인과 밥 먹는 중”이라는 글을 게재했다.
눈을 찢는 모습은 서구권의 대표적 아시아인 비하 제스처다. 게시글로 논란이 일자 자프체는 “두통 때문에 관자놀이를 문질렀을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고 결국 미스 핀란드 운영진은 자프체의 우승 자격을 취소했다.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핀란드 정치인들이 '눈 찢기'에 동참하며 되레 물의를 일으킨 자프체를 옹호하고 나선 것이다.
핀란드 집권 연합을 구성하는 4개 정당 중 하나이자 극우 정당인 핀인당 소속 의원들은 눈을 찢는 모습을 SNS에 게시하며 “왕관 박탈은 과도한 처벌”이라며 자프체에게 연대를 표했다.
눈 찢는 모습을 올린 정치인은 유호 에롤라 의원, 세바스티안 뤼튄퀴넨 유럽의회 의원 등이다. 야니 매칼라 핀인당 원내대표는 이번 논란이 중국의 온라인 공작이라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정치인까지 가세한 동양인 비하에 오르포 총리는 결국 공식적인 사과 성명을 냈다. 오르포 총리는 “해당 게시글은 평등과 포용이라는 핀란드 가치에 어긋난다”며 “핀란드 사회에서 인종차별과 모든 형태의 차별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 일부 의원의 모욕적이고 부적절한 행동에 강력 규탄한다”고 말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