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은 1일 중국과의 관계를 두고 “아직 완전히 정상화, 회복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실질적인 관계 회복과 협력 강화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APEC 정상회의 종료 이후 경주 APEC 인터내셔널 미디어 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중 관계를 묻는 말에 이같이 답했다.
이 대통령은 중국과 “단순한 회복을 넘어서 서로에게 도움되는 협력의 길을 다시 찾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가장 중점을 두는 분야로는 '경제'를 지목했다. 그는 “한국과 중국은 여러 부문에서 경쟁하는 관계이기도 하지만, 또 다른 여러 측면에서는 협력하는 관계”라며 “국가 간 관계는 복합적이어서 보이는 것과 안 보이는 것이 공존하고, 협력과 경쟁, 대결이 공존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도 중국과 경쟁하고 대결하고 적대적으로 보이지만, 잘 보이지 않는 이면에서는 협력하고 거래하고 지원한다”며 “한국과 중국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지리적으로 아주 가깝고, 경제적으로 서로 깊이 의지하고 협력하는 관계”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외부의 작은 장애들이 있더라도 그 장애들을 넘어서서 더 큰 이익과 더 큰 변화를 향해 나아가려고 한다”며 “중국 당국, 한국 정부가 존재하는 이유는 국민의 더 나은 삶이고, 희망이 있는 국가를 만드는 것”이라고 짚었다.
이 대통령은 계속해 “모두 도움이 되는 여러 영역, 특히 경제, 민간교류, 더 나아가서는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역할을 어떻게 할 것인지 등에 대해서도 협력과 소통의 계기를 많이 만들고, 또 높여가려고 한다”는 구상을 덧붙였다.
한반도 평화와 안정 정착에서도 중국의 역할을 강조하며, “한반도가 안정되어야 동북아도 안정된다. 이는 중국의 이익과도 맞닿아 있다. 큰 역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내년도 APEC 의장국인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어떤 경험을 공유하겠느냐는 질문에 “전날 밤 시 주석과 문화 공연을 관람하다가 (기계) 나비가 날아다녔는데, 모터 소리로 시끄러웠다”며 “시 주석에게 내년에는 소리가 나지 않는 진짜 나비를 만들어 날리면 좋겠다고 말했는데, 시 주석이 '노래하는 나비를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요'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말씀드리는 이유는 연결성”이라며 “APEC은 지금까지 성과를 기반으로 더 나은 미래를 끊임없이 만들어 나가는 기구로, 중국에서 열리는 내년 선전 APEC도 이번 경주보다 더 성공적으로 치러져야 한다. 시 주석과 중국 국민이 잘 준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이날 의장국 인계식 및 폐회 선언식을 통해 내년도 APEC 의장국인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의장직 지위를 넘겼다. 내년도 제34차 APEC은 11월 광둥 선전에서 열릴 예정이다.
한일 관계를 전망하는 질문에는 “있는 문제는 직시하면서도 미래를 향해 함께 손을 잡고 나아간다면, 한국과 일본이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관계로 충분히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다카이치 총리의 성향과 관련해서도 “(다카이치 총리를) 직접 만나 상당한 시간 동안 대화를 나눠보니, 같은 생각을 가진 매우 훌륭한 정치인이라는 인상을 받았다”며 “매우 좋은 느낌을 받았고, 기존의 우려는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 언론도 저의 당선 당시 극좌 성향을 걱정했을 수 있지만, 개별 정치인일 때와 국가를 총괄할 때 생각과 행동은 달라야 한다”며 “일본 측도 현재 저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 않는 듯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다카이치 총리도 한일관계가 중요하고 협력할 부분이 많다고 언급했는데,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문제가 있으면 해결하고, 과제가 있으면 협력해 풀어가는 것이 양국이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또 “다음에는 '셔틀외교 정신'에 따라 제가 일본을 방문할 계획이며, 가능하면 다카이치 총리의 고향인 나라현을 방문하자고 했다. 총리도 흔쾌히 동의했다”고 전했다.
북한 문제에는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대화 프로세스를 다시 가동해야 한다는 입장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남북 간 대화만으로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는 뚜렷한 한계가 있다”며 “미국이 역할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짚었다.
계속해 “한반도는 여전히 휴전 상태이며, 휴전협정의 당사자는 대한민국이 아닌 미국”이라며 “따라서 북한은 미국으로부터 체제 안전을 보장받아야 한다고 판단하고, 실제로 그렇게 행동한다”고 설명했다.
또 “남북 간 직접 대화 노력도 계속하겠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스스로 한반도에서 평화를 만들고, 피스메이커 역할을 수행하도록 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평화를 확보하는 길이기도 하다”며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계속 수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북한의 적대 메시지를 두고는 “'이건 끝이다', '안 된다'고 단정하지 않는다”며 “이는 변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나오는 표현일 수 있다. 과거보다 표현의 강도가 상당히 완화됐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언급하며 “누군가의 코트를 벗기려면 센 바람으로는 쉽지 않다. 따뜻한 봄날을 만들어 옷을 껴입을 필요가 없도록 해야 한다”며 “싸울 필요가 없는 평화를 만드는 것이 가장 확고한 안보”라고 강조했다.
경주=
최호 기자 snoop@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