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이시바 총리 사임, 고이즈미·다카이치 등 차기 총리 각축 전망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사임했다. 지난 7월 참의원 선거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하며 사실상 패배한 것에 대한 책임 차원이다. 차기 총리로는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농림수산상과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담당상이 전망된다.

이시바 총리는 7일 도쿄의 총리관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임을 공식 표명했다. 그는 “미국과 관세협상 마무리한 지금이 적절한 퇴진 시기”라며 “후진에게 길을 양보하는 결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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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23일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열린 한일 정상 공동 언론 발표를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임 배경으로는 지난 7월 참의원 선거에서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한 것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패배했다는 평가와 함께 당내에서는 이시바 총리 책임론이 불거졌다. 자민당 내 반(反)이시바 세력은 '총재 선거 조기 실시'를 요구하며 총리를 압박했다.

이시바 총리는 최근까지 중의원 해산 카드를 고려하며 활로를 모색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시간벌기용'이라는 당내 반발이 거세 해산에 실패했다. 여기에 최근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와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 등 핵심 측근들마저 등을 돌린 게 사임 결정타로 작용했다고 일본 언론들은 해석했다.

이시바 총리가 물러나면 자민당은 곧바로 차기 총재 선거 국면에 돌입할 전망이다. 당내에서는 다카이치 전 담당상과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이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다카이치 전 담당상은 아베 신조 전 총리에게 발탁됐던 강경 우파다. 일본 내에선 '여자 아베'로 불리며, 특히 한국을 저격하는 언행으로 잘 알려져있다.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 후광을 업은 '정계의 황태자'로 통한다. 국내에서는 이른바 '펀쿨섹좌'라는 별명으로 유명하며, 최근 쌀가격을 안정으로 국정 능력을 인정받았다.

지난달 마이니치 신문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이시바 총리(21%) 뒤를 이어 다카이치 전 담당상(14%)과 고이즈미 농림수산상(9%) 순으로 지지율이 기록됐다.


조정형 기자 jeni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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