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여행 중 남편 청부살해한 인도 여성…과거 연인과 공모 정황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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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남 라구반시( 왼쪽)와 살해된 남편 라자 라구반시.〈사진=인도 일간 인디언 익스프레스 홈페이지〉

인도에서 한 신혼부부가 신혼여행 도중 실종됐다가 남편이 살해된 채 발견되고 아내가 자수하면서 충격적인 청부살해 사건이 드러났다.

인도 경찰은 9일(현지시간) 신혼여행지에서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20대 여성 소남 라구반시(25)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소남은 지난 5월 11일 중부 마디아프라데시주 인도르에서 라자 라구반시(30)와 결혼한 뒤 같은 달 20일 아름다운 계곡으로 유명한 북동부 메갈라야주로 신혼여행을 떠났다. 하지만 여행을 떠난 지 나흘 만인 24일 부부는 돌연 연락이 끊기며 실종됐고 일주일 후인 6월 2일 남편 라자의 시신이 협곡 아래에서 심하게 훼손된 채 발견됐다.

현지 경찰은 시신이 손목에 찬 스마트워치와 손에 새겨진 '라자' 문신으로 신원을 확인했으며, 목에는 흉기에 의한 상처가 있었고, 소지품 중 지갑과 금반지, 목걸이 등이 사라졌다고 전했다. 당시 가족들은 소남 또한 납치됐거나 살해됐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수사를 연방 경찰에 이관하라는 진정서를 나렌드라 모디 총리에게 제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사건 발생 16일 만인 7월 9일 소남은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 가지푸르의 한 경찰서에 직접 찾아와 자수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소남과 공모한 라지 쿠슈와하(21) 등 4명의 공범을 추가로 체포했다. 이들은 소남의 요청을 받고 라자 살해에 가담한 사실을 시인했다고 진술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소남은 약 2년 전부터 쿠슈와하와 연인 관계를 유지해왔으며, 결혼 전후로도 자주 연락하고 위치를 공유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현지 언론은 소남의 가족이 두 사람의 관계를 반대해 결국 중매를 통해 라자와의 결혼이 추진된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사건의 수사를 담당한 비벡 시엠 경찰서장은 “소남은 이번 청부살해 사건의 핵심 인물”이라며 “범행 동기는 불륜 관계로 인한 것으로 보이나 아직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소남의 사무실에서 공범 중 한 명이 일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소남의 아버지 데비 싱은 현지 언론 ANI와의 인터뷰에서 “딸은 납치됐다가 간신히 탈출한 상태였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그는 “딸이 가지푸르의 한 식당에서 휴대전화를 빌려 가족에게 연락했고, 이후 경찰이 출동해 자수하게 된 것”이라며 경찰의 조작 가능성을 제기하고 내무부 장관에게 진상 조사를 요청했다.

반면, 라자의 유족은 “진실은 결국 밝혀지고 있으며, 유죄가 입증된다면 엄중히 처벌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소남의 주장과는 달리 공범 중 한 명이 소남의 사무실에서 일했다는 점에서 사건은 계획된 것으로 보인다”며 “처음엔 메갈라야 경찰을 비난했지만 지금은 그들이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믿는다”고 덧붙였다.

현재 경찰은 체포된 소남과 공범 4명에 대해 살인 및 공모 혐의로 본격적인 수사를 진행 중이며, 이들이 모두 범행을 인정한 만큼 재판에 넘겨질 것으로 보인다.


김태권 기자 tk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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