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에 이어 애플도 우리나라 고정밀지도 국외 반출을 재요구하고 나섰다. 이들 요구에 대한 새정부 판단에 관심이 모아진다. 구글 때와 마찬가지로 애플 역시 우리 산업계와 정부가 가진 필요 조건은 갖추지 않은채, 보안 등 조치는 충분하다고 우긴다.
애플은 한 술 더떠 우리 정부가 허용한다면 가지고 나갈 고정밀 지도 정보를 한국과 미국, 싱가포르 데이터센터에만 한정하겠다고 밝혔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애플의 주 사업장은 미국에 있고, 글로벌 데이터 허브는 싱가포르에 두고 있다.
쉽게 풀자면 한국을 주 사업장이 아닌, 종 사업장 중에서도 아주 귀퉁이 쯤으로 여기면서 한국을 관련 지도 정보 소재 장소에 끼워 넣는 방식일 수 있다. 우리 정부가 반출을 허용하는 순간, 우리는 애플의 주 사업장과 글로벌 데이터센터에서 고정밀 지도정보가 어떻게 요리되든 손을 쓸 수 없게된다.
고정밀 지도는 당장 가치보다 미래에 쓰일 축적된 효용적 가치가 훨씬 큰 것이라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구글이나 애플 등 빅테크들이 연이어 우리나라 고정밀 지도를 국외 반출하려 하는 것도 자기들 서비스 완성도 뿐 아니라 여러모로 미래 활용가치가 높기 때문일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가 서울 특정 지역에 자율주행차 선도 도시를 기획해 만든다고 치자. 그러려면 현 교통신호 체계나 차선부터 바꾸는 것이 아니라, 고정밀 지도를 활용해 현재의 교통 흐름을 똑같이 재현한 디지털트윈(가상에 구현한 쌍둥이 환경)을 만들어 모의 자율주행을 펼치고 실행 방도와 개선점을 찾아내곤 한다.
구글과 애플의 한국 고정밀지도 반출 의도는 잘 만들어진 걸 가져다 자기들 이익에 쓰겠다는 '무임승차' 성격도 짙다.
고정밀 지도는 디지털 환경에서 현실과 가상을 연결해 쓸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데이터값의 보고라 할 수 있다. 즉, 우리나라 디지털 데이터 주권이 담긴 자산이다. 해외 특정사업자 요구가 있으니 내줘야 할 성질의 것이 아니다.
이를 만들기 위해 투입된 정부 예산이나 관련 인력, 산업계의 지난한 투자·노력을 도외시한 채 무턱대고 국외 반출을 허용했다간 복구할 수 없는 피해로 돌아올 수 있다. 한번 지도 정보를 열어주기 시작하면 다양한 글로벌 빅테크의 후속 작업에 일일이 대응할 수도 없어질 게 뻔하다.
산업계를 넘어 미 정부차원의 압박까지 향후 거세질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정밀 지도 국외 반출 판단은 아주 신중해야 하는 것이 맞다.
editoria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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