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화여대박물관은 개관 90주년을 맞아 28일부터 2층 기획전시관에서 한국 전통 복식의 흐름을 조망하는 특별전 '옷(衣), 시간을 입다'을 개최한다.
11월 28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는 조선시대에서 근·현대에 이르는 200여 점의 전통 의복과 장신구를 선보인다. '옷'이 단순한 복식이 아닌 시대와 개인의 삶을 담은 문화적 언어임을 조명하고자 기획됐다. 특히 계절과 의례, 사회적 지위와 가치관, 미적 취향 등 복합적인 시대정신과 문화를 반영하고 삶의 기억과 가치를 담는 매개체로서 우리 전통 복식을 보여주는 전시다.
이화여대는 1955년 한국 최초로 의류직물학과에서 한국복식사를 개설한 이래, 1960년대 초부터 전통 복식 유물 수집을 본격화했다. 이화여대박물관은 가정과학대학의 수집품과 교내외 기증품을 토대로 조선시대와 근대기, 나아가 1980년대까지 이르는 전통 복식의 소장 범위를 꾸준히 확장해 왔다.
이번 전시는 총 5개의 전시실로 구성되어 '옷'을 시대적 맥락 속에서 해석하고, 복식에 담긴 시간의 흐름을 입체적으로 보여주고자 했다. 먼저 1실에서는 비단으로 지은 왕실과 상류층 복식을 소개하며, 조복과 제복, 각종 포(袍)의 섬세한 직조 기술과 시대적 특징을 보여준다. 2실에는 완산최씨 저고리, 어린이 옷, 자수 노리개, 흉배 등의 다양한 소품이 전시된다. 모란, 연꽃 등 문양을 넣은 단직물을 사용한 사대부가의 여성 복식을 엿볼 수 있다. 3실은 곱게 물들인 모시, 삼베, 무명 등 전통 직물을 전시해 여름의 정취와 섬세한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4실에서는 1950년대 이후 전통 복식의 현대적 변화 양상을 재조명한다. 산업화와 함께 발전한 염색 및 섬유 기술, 영화와 TV, 잡지 등을 통한 대중문화의 영향으로 변화된 한복의 색감과 형태 등이 중점적으로 소개한다. 이화여대 창립 7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한복도 함께 전시돼 눈길을 끈다.
5실은 한국 고전 영화와 사진 자료를 통해 근대기 한복의 변화 양상을 조명한다. 이 시기의 한복은 전통을 유지하면서도 실용성과 현대적 감각이 반영된 모습을 띠며, 당시 대중의 미적 인식과 시대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중요한 시각 자료로 기능한다.
전시장 내에는 조선시대 복식을 체험할 수 있는 디지털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관람객들이 보다 몰입감 있게 전시를 즐길 수 있다. 이 전시의 일부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대학박물관협회가 주관하는 '2025 대학박물관 진흥지원 사업'을 통해 지원받아 기획됐다.
관람은 무료이며,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가능하다. 토·일요일과 공휴일은 휴관하며, 매월 마지막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에는 오후 7시까지 연장 개관한다. 자세한 사항은 이화여대박물관 홈페이지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지희 기자 easy@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