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소포장이 바꾸는 건기식 지도…제약사·약국, 생존전략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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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에서 만나는 건기식(사진=연합뉴스)

건강기능식품(건기식) 시장이 두 방향으로 갈라지고 있다. 하나는 다이소·편의점·드럭스토어 등으로 유통채널을 확장하며 '저가·소포장·다채널' 트렌드에 맞춰졌고, 다른 하나는 약국을 중심으로 '전문 상담·맞춤 소분' 시장을 키우는 방식이다. 제약사와 약국 모두 시장 변화에 발맞춰 생존 전략을 바꾸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다이소 입점 제약사는 기존 3곳에서 6곳으로 늘어났다. 대웅제약·종근당건강·안국약품·동국제약·DXVX·보령 등 6개사다. 하반기부터 편의점에서도 저가·소포장 건기식 상품을 도입한다. GS25는 주요 제약사와 협업해 올해 하반기 전국 3000여개 점포에 다이소와 유사한 가격대의 건기식을 판매할 계획이다. 이처럼 주요 제약사들은 다이소와 편의점, 올리브영 등 비약국 채널로 진입하며 유통 채널 다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수만 원대 제품을 정기 복용하던 과거와 달리, 최근엔 부담 없는 가격에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는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저가·소포장 제품이 늘어날수록 약국의 건기식 판매는 상대적으로 경쟁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 약국은 새로운 돌파구로 건기식 소분판매 사업에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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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 (사진=연합뉴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020년부터 시범사업 등을 통해 준비해 온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판매 제도'를 올해 본격 도입했다. 지난 3월 맞춤 소분건기식 관련 시행규칙을 공포하고, 전국 약국에서 건기식 소분판매가 가능하도록 했다. 소비자는 '맞춤형 건강기능식품관리사' 자격을 갖춘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고, 1회 섭취분량으로 소분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맞춤형 건강기능식품관리사는 약사를 포함한 일정 자격 직군(약사·의사·치과의사·한의사·간호사·영양사·한약사)이 신규 교육 6시간을 이수하면 취득할 수 있다.

자격을 갖춘 약사는 고객 건강상태와 복약 이력을 고려해 여러 제품을 조합하고, 1회 섭취분량으로 나눠 판매할 수 있다. 식약처는 제도 정착을 위해 상반기 동안 집중 홍보와 약국 대상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대한약사회도 약사의 소분판매를 지원하기 위해 온라인 교육 사이트인 '대한약사회 건강기능식품 안전위생교육센터'를 개설해 4월부터 운영 중이다. 약사회는 식약처의 건강기능식품 안전위생교육기관으로 지정됐다. 온라인 교육센터에선 △건강기능식품 일반판매업교육 △맞춤형 건기식 판매업 교육 △맞춤형 건기식 관리사 신규·보수교육을 제공한다.

건기식 ODM 기업 콜마비앤에이치는 약국용 맞춤형 제품 개발에 뛰어들었다. 최근 약국 전용 소분 제품 10종을 출시하며 시장 공략에 나섰다.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저가 건기식을 찾는 소비자와 약국에서 건기식을 구매하는 소비층 자체가 다르다”면서 “고객 건강상태 등을 전문적으로 고려해 판매하는 게 약국의 장점이고, 온라인 교육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 시장 대세는 저가·소포장으로 흐르고 있아 기존 건기식 판매 기업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제품 만족도가 높아야 하기 때문에 단순한 가격 경쟁만으론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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