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집권 '아사드 정권' 축출 앞장

중동을 순방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리아 대통령과 회동했다. 과거 미 정부로부터 현상금 1000만달러(약 140억원)이 내걸렸던 인물이다.
14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 순방 이틀째인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아메드 알샤라 시리아 임시대통령과 처음으로 만나 정상회담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알샤라 대통령에게 “시리아의 새 정부와 관계 정상화를 모색하고 있다”며 “(전날 지시한) 제재 해제는 시리아의 새로운 시작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에 대한 제재 중단을 모두 해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아브라함 협정'(이스라엘과 중동 아랍·이슬람권의 국교 정상화 협정)에 더 많은 국가를 계속 추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전날에는 사우디의 아브라함 협정 참여도 촉구했다.
캐롤라인 레빗 미국 백악관 대변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시리아에 △이스라엘과 아브라함 협정 △모든 외국 테러리스트에게 시리아를 떠나라고 촉구 △팔레스타인 테러리스트 추방 △미국이 ISIS(이슬람국가·IS)의 재기를 막도록 지원 △시리아 북동부 ISIS 수용소에 대한 책임 이행 등을 요구했다.
이에 알샤라 대통령은 1974년 시리아-이스라엘 휴전 합의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하며 테러 대응과 화학무기 제거에 대해 미국과 뜻을 같이했다. 또 “미국 기업이 시리아의 석유·가스 분야에 투자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레빗 대변인은 말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취재진에게 알샤라 대통령을 “젊고 매력적인 터프가이”, “강력한 과거를 가진 전사”라고 묘사했다.
그가 '터프가이'라고 묘사한 알샤라 대통령은 앞서 미국 정부가 140억원에 달하는 거액의 현상검을 내건 수배자다.
알샤라 대통령은 '아부 무함마드 알-졸라니'라는 가명으로 테러조직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S)를 이끈 인물이다.
지난 2013년에는 미국 정부로부터 테러리스트로 지정돼 우리돈 140억원이 넘는 거액의 현상금이 걸리기도 했다. 또한 이라크 내 미군 수용소에서 5년을 복역한 전력이 있다.
그는 시리아 반군을 이끌고 장기 집권한 아사드(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축출하는 무장 봉기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지난 1월 임시 대통령으로 임명됐다.
정권을 잡은 알샤라 대통령은 '시리아를 테러 공격의 거점으로 삼지 않겠다'고 약속해 바이든 행정부 막바지에 현상금이 해제됐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알샤라 대통령과 회담한 당일 걸프협력회의(GCC) 정상회의에서 이란을 강하게 압박했다. 그는 “이란과 (핵협상) 합의를 원하지만 그러려면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지 말고 테러 지원을 멈춰야 한다”며 “피비린내 나는 대리전을 멈추고 핵무기 추구를 영구적이며 검증 가능하게 중단해야만 한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오후 중동 순방 두 번째 일정지인 카타르 수도 도하에 도착했다.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군주(에미르)와 정상회담한 뒤 카타르항공이 미국 보잉사의 항공기 160여 대를 주문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