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후보 등록 마감 앞두고 시간전쟁
국힘 “강행” VS 김문수 “불참” 갈등 고조
대통령 후보 등록 마감일을 사흘 앞두고 국민의힘 대선 후보 단일화 협상이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당 지도부는 김문수 후보와 무소속 한덕수 예비후보 간 단일화 절차를 강행하고 있지만, 김 후보는 “강제 단일화는 공멸”이라며 정면으로 반발하고 나섰다.
김 후보는 8일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당 지도부가 저를 끌어내리려는 작업이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강압적 후보 교체 시도는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당헌 제74조에 따른 당무우선권을 발동한다며 지도부의 단일화 일정에 불참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후보는 오는 14일 방송토론, 15~16일 여론조사를 통해 '자율 단일화'를 하자고 제안했다.

반면 국민의힘 지도부는 김 후보의 '18일까지 단일화' 제안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거절했다. 단일화 시한을 '11일 후보 등록 마감 전'으로 못박고, 김 후보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일정을 강행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오늘부터 당 주도의 단일화가 시작된다”며 “여론조사와 당원투표는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며, 전국위원회를 통해 최종 후보로 확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러한 결정에 따른 모든 책임은 제가 지겠다”고 했다.
당초 이날 오후 예정됐던 김문수-한덕수 양자 토론회는 김 후보의 불참으로 취소됐다. 하지만 오후 7시부터 9일 오후 4시까지 진행되는 여론조사와 당원투표는 강행됐다. 국민의힘은 여론조사 50%, 당원투표 50%를 반영해 단일 후보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날 오후 김 후보는 당 후보 선출 6일 만에 당사 대통령 후보실에 들어갔다. 그는 “단일화 과정에서 굉장히 올바르지 않은 일들이 이뤄지고 있는데 잘못된 흐름을 반드시 바로잡을 것을 약속드린다. 이 과정에서 이재명을 이길 수 있는 필승기세로 나아가겠다”고 했다.
한 후보는 이날 경북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자리에서 “단일화 방식을 당에 일임했기 때문에 당이 하는 모든 방식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재차 밝혔다. 그러면서 “저는 아무런 욕심이 없다”며 “헌법을 바꾸고 국민과 동행하고, 약자를 보호하며 통상문제를 해결하고 개헌해서 우리나라를 지속가능한 나라로 만들어 미래청년에게 물려주는 것 외에는 욕망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후 김 후보와 한 후보는 전날에 이어 2차 회동에 나섰다. 김 후보가 국회 사랑재 커피숍에서의 '1:1 공개 만남'을 요청했고, 한 후보 측은 “언론을 통해 일방적으로 통보받았다”며 불쾌감을 드러내는 등 회동 전부터 신경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회동 직전 권영세 위원장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11일 이전에 반드시 단일화를 체결해 기호 2번을 부여할 것”이라며 “김 후보의 잘못된 판단으로 대선 패배시 역사·국민에 큰 죄를 짓는 것으로, 성숙한 포용의 자세 보여달라”고 재차 압박했다.
일각에선 단일화 시점을 둘러싼 이견이 결국 보수 진영의 분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국민의힘이 김 후보의 동의 없이 당 주도의 여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 후보를 최종 후보로 지명할 경우, 후보 교체의 정당성 논란과 법적 분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