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낮춘 '승부수' 롯데글로벌로지스…“IPO 발판으로 글로벌 물류 선도기업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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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구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가 21일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IPO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롯데그룹 물류 계열사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상반기 기업공개(IPO) 승부수를 던졌다. 공모 성패에 따라 그룹 재무 부담이 커질 수 있는 상황에서 몸값을 절반 수준으로 낮추는 파격적인 전략을 택했다. 상장을 발판으로 2차전지·수소 등 신규 시장을 선점하고 글로벌 시장 공략에 가속을 내겠다는 포부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2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오는 24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앞두고 상장 후 사업 전략과 비전을 직접 발표하는 자리를 가졌다.

앞서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지난달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IPO 추진 계획을 밝혔다. 총 공모 주식 수는 1494만4322주로 주당 공모 희망가 범위는 1만1500원~1만3500원이다. 상장 후 시가 총액은 약 5000억원 안팎으로 시장 전망 대비 절반 수준이다. 얼어붙은 주식 시장 분위기를 반영해 몸값을 과감히 낮췄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강점으로 안정성과 신사업을 내세우고 있다. 안정적인 그룹사 연계(캡티브) 물량에 글로벌 시장과 2차전지·수소 물류 등 신성장동력에서도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캡티브 물량의 경우 화학군과 유통군 신사업에 기대를 걸면서도, 종합 물류사로서 캡티브 비중을 40% 아래로 유지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IPO를 통해 확보하는 자금 또한 글로벌 시장 확대와 물류 고도화에 투입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베트남 콜드체인 200억원 △차입금 상환 300억원 △택배 인프라 및 물류 고도화 350억원 등을 제시했다.

택배 경쟁력 강화를 위해 주 7일 배송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현재 롯데글로벌로지스는 28개 고객사를 대상으로 수도권 한정 주 7일 배송을 제공하는 '약속 배송'을 운영 중이다. 강병구 대표는 “우선은 약속 배송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주 7일 배송 전면 도입은 아직 구상 단계로 고객 니즈가 있다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공모 성패는 롯데그룹 재무 부담과 직결된다. 앞서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지난 2017년 현대택배 인수 당시 에이치프라이빗에쿼티(PE)로부터 2860억원을 투자 받았다. 투자 유치 당시 롯데는 에이치PE가 설립한 유한회사 LLH의 주당 취득가격보다 낮은 공모가에 상장할 경우 차액을 보전해준다는 풋옵션을 맺었다.

투자 유치 대비 약 40% 안팎의 낮은 가치로 상장을 추진하는 만큼 모기업 롯데지주와 호텔롯데 자금 유출도 불가피하다. 풋옵션 행사 가격과 연 복리 이자 등을 감안하면 롯데 측이 보전해줘야 할 차액은 2000억원이 넘는다. 공모가 흥행할수록 자금 부담도 줄어드는 만큼 IPO 성공은 필수적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오는 24일부터 30일까지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해 공모가를 확정한다. 오는 5월 12~13일 청약에 돌입한다.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대표 주관사다. 공동주관사는 KB증권이다.

강병구 대표는 “롯데글로벌로지스는 그룹 시너지를 바탕으로 한 안정적 사업 구조와 국내외 네트워크 인프라를 통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상장 이후에도 차별화된 고객 서비스와 특화 물류 역량을 강화해 자본시장에서 최고의 성장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혔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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