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는 21일 과학의 날을 맞아 “과학기술로 시대교체를 이루겠다”며 차기 대선 핵심 의제로 '5대 초격차 전략산업' 육성을 제시했다. 특히 그는 “100조, 200조 외친다고 기술이 만들어지지 않는다”며 막대한 투자만을 강조하는 경쟁 후보들을 공개 비판했다.
안 후보는 이날 SNS 메시지를 통해 “지금은 과학기술 패권전쟁의 시대”라며 “AI, 반도체, 미래 모빌리티, 바이오, K-서비스 산업을 5대 초격차 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AI 세계 3강 진입 △반도체 기술 주권 확보 △GDP 대비 R&D 투자 비중 5% 달성 △과학기술 인재 100만 명 양성 △K-스타트업 펀드 20조 조성 등을 핵심 목표로 제시했다.

안 후보는 “AI 시대 국가 발전의 청사진 없이 돈만 쏟아붓는다고 되는 게 아니다”라며 “과학기술은 철저한 전략과 준비, 생태계 구축이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며칠 전 이재명, 김경수 후보가 '100조 원 투자'를 언급하며 AI, 반도체 등 전략기술 집중 육성을 강조한 데 대한 반박으로 해석된다. 같은 당 후보인 한동훈 후보는 200조원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실제 안 후보는 “기술은 국가가 주도적으로 방향성을 제시하고, 인재 양성과 기초기술 확보, 창업 생태계 조성을 병행해야 가능하다”며 “실현 전략 없이 선언만 반복하는 건 포퓰리즘”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박정희 정부 시절 과학기술처 창설과 대덕연구단지 조성 사례를 언급하며 “대한민국 산업화의 뿌리는 과학기술에 있다”며 기술 리더십의 계승을 주장했다.
정치권에서는 안 후보의 이같은 메시지가 '실행 가능한 기술 비전'을 무기로 삼아 이재명 후보의 공세를 견제하고, 동시에 같은 당 내 기술 공약 경쟁에서도 차별화를 노린 전략적 행보로 보고 있다. 전문가 출신의 정책 실현 능력과 과학기술계 기반을 내세워 경쟁 후보들과의 차별성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안 후보는 “과학기술로 초격차 기술기업을 일으켜 신성장과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대통령이 필요하다”며 “저 안철수가 그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