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은행이 기업용 사설인증서를 출시한다. 은행권이 개인 인증에서 기업 인증까지 영역을 넓히며 인증 시장 주도권 확보 경쟁이 격화할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내년 상반기 개인사업자와 법인 대상 사설 인증서를 출시할 예정이다. 기업용 인증시스템을 구축해 개인용으로만 발급할 수 있던 우리WON 인증서를 사업자용으로 확대하고, 기업 비대면 채널 인증센터도 전면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기업 고객 수요를 공략, 인증과 뱅킹을 아우르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취지다.
인증서 시장은 2020년 공인인증서 제도 폐지 이후 지속 확장세를 보이고 있다. 통신사, 빅테크 등이 사설인증시장을 선도했고, 은행 등 금융업계가 인증서 발급을 실시하며 발급처와 활용처도 다양해졌다. 다만 개인사업자나 법인 명의 고객은 뱅킹 애플리케이션(앱)이나 웹사이트 등에서 사설인증서 사용이 제한적이었다. 이 때문에 기업 고객은 주로 공동인증서(구 공인인증서) 발급을 진행, 사설 인증시장은 개인용을 중심으로 확대돼왔다.
은행권은 개인용 사설인증서에서 쌓은 발급·운영 노하우로 기업용 인증시장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4월 카카오뱅크가 개인사업자용 사업자 인증서를 출시한 이후 같은해 6월 KB국민은행이 'KB국민인증서(기업)'을 출시했다. 지난 2월에는 IBK기업은행이 개인사업자 전용 인증서를 선보이며 인증서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기업용 사설인증서는 대면 확인 과정이 필수인 공동인증서와 달리 비대면 발급 서비스를 통해 이용자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기업용 사설인증서 사용처도 늘어나는 추세다. 조달청 나라장터에 IBK기업은행, 카카오뱅크 등 인증서 활용이 추가된 데 이어 국세청도 홈택스에서 개인사업자가 사설인증서 사용이 가능하도록 개편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은 이러한 추세에 발맞춰 사업자 고객을 공략해 우리WON인증서를 확대한다. 발급 간편성과 고객 편의를 강조해 사업자 인증서 발급을 확대하고, 연동처를 적극 늘릴 방침이다.
인증시장 경쟁도 한층 달아오를 전망이다. 지난해 말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발급한 인증서는 누적 약 4270만건인 것으로 알려졌다. 편의성을 무기로 인증서 발급을 확대해온 금융권이 기업용 인증서 시장까지 진출하며 주도권 경쟁이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KB국민은행과 IBK기업은행은 기업용 사설인증서를 출시하며 기존 공동인증서 발급 시 사업자 고객이 부담해야 했던 최대 11만원 발급 수수료를 면제하는 등 고객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정다은 기자 dand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