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립보건원(NIH)이 최근 중국 등 우려 국가에서 접근하지 못하도록 차단한 데이터 저장소 목록에 암 통계 데이터베이스(DB)가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암 통계 DB는 중국 과학자가 많이 활용하는 품목이다.
16일 외신에 따르면 미국이 민감한 개인 데이터와 정부 관련 정보 접근 방지를 위한 조치는 지난 4일(이하 현지시간) 발효됐다. 중국과 홍콩, 마카오, 러시아, 이란, 북한, 쿠바, 베네수엘라 등에 대상 국가로 지정됐다.
NIH는 2일 게시한 공지문에 “NIH는 참가자 데이터의 기밀성, 무결성, 가용성을 비롯한 보안 감독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면서 “최신 보안 지침을 지원하기 위해 NIH CADR(Controlled-Access Data Repositories)에서 제공하는 데이터 보안 조치를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이 규칙에 적용을 받는 수많은 CADR은 암, 알츠하이머병, 정신 건강 장애, 약물 남용, 청소년 뇌 발달 등 광범위한 주제를 다룬다. 새로 접근 금지된 CADR 데이터베이스에는 미국 국립 암 연구소(NCI)의 감시, 역학, 최종 결과(SEER) 프로그램도 해당된다. 미국 전역의 암 발생 데이터도 들어있다.
중국에서 접근이 어려워진 SEER 데이터베이스는 1999년 중국 과학자가 처음으로 이 자료를 활용한 논문을 발표한 이래 큰 인기를 얻고 잇었다. 중국 본토 연구원들은 1999년부터 2020년 8월까지 SEER를 사용하여 1566개의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 2019년에만 459개 논문이 게재됐다.
다만 이번 조치가 미국에 기반을 둔 연구자가 '우려 국가' 연구자에게 '비상업적 목적'으로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지 여부는 명확하지 않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는 “이번 미국 NIH 조치가 트럼프 행정부 다른 정부기관으로 확대될지는 아직 알려진 것은 없다”면서도 “보건의료 분야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NIH와 중국 등 우려국가와 협력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