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주요 가상자산거래소인 코인원·코빗·고팍스가 3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다만, 지난해 말 트럼프발(發) 가상자산 시장 훈풍으로 일부 거래소는 순이익에서 반등을 보였다. 고팍스는 미지급 채무 부담에 가상자산 가격 상승이 되레 손실을 키우며 순익까지 적자를 면치 못했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코인원 지난해 영업손실은 60억원으로 직전 연도(235억원)보다 손실 폭을 크게 줄였다. 지난해 수수료 수익이 222억원에서 441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하면서다. 지난해 4분기 가상자산 시장 활황세에 힘입어 거래량 회복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당기순이익은 156억원으로 흑자로 전환됐다. 단기매매증권 및 가상자산 처분에 따른 영업외수익 확대가 주효했다. 단기 매매증권처분이익은 지난해 14억2412만원으로 6048만원(2023년)에서 크게 급증했다. 비트코인 등 15억6292만원 규모 가상자산 처분이익도 새로 발생했다. 해당 가상자산은 블록체인 네트워크 수수료 지급, 이벤트 리워드 소진 등 운영 목적으로 매각됐다.
코빗 역시 2018년부터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진 못했지만 손실 폭은 전년 대비 크게 줄었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167억원으로, 2023년(268억원)보다 100억원 이상 줄어든 수치다. 수수료 수익이 16억원에서 87억원으로 5배 이상 증가하며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흑자로 전환됐다. 98억원 순이익을 기록하며 직전년도 141억원 순손실에서 벗어났다. 이같은 반등은 가상자산시장 회복에 따라 발생한 영업외수익 증가 덕분이다. 가상자산 처분으로 얻은 이익은 지난해 31억원으로, 5억8175만원(2023년)에서 5배 넘게 증가했다. 투자 가상자산 평가이익은 343억원으로 직전년도 대비 3배 넘게 증가했다. 코빗은 보유 가상자산 일부를 제3자에게 대여하거나 운용해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고팍스를 운영하는 스트리미는 지난해 영업손실 29억8428만원을 기록했다. 2023년 (169억4133만원)과 비교하면 적자 폭은 크게 줄었다. 같은 기간 수수료 기반 영업수익은 30억원에서 80억원으로 증가하며 매출 회복세를 보였다.
고팍스를 운영하는 스트리미는 지난해 국내 원화거래소 중 유일하게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적자 폭도 전년 대비 대폭 확대됐다.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1305억원으로, 2023년(513억원)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가장 큰 원인은 가상자산 평가손실의 급증이다. 2023년 336억 원이었던 평가손실은 지난해 1210억 원으로 불어났다. 가상자산 시세 상승에 따라 미지급금에 대한 이자 비용과 평가 손실이 함께 불어난 결과다. 고팍스는 암호화폐 대출업체 제네시스 글로벌 파산 이후 고파이 상품 이용자에게 돌려줘야 할 코인을 '미지급금'으로 장부에 반영하면서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박유민 기자 newm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