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가문의 USD1,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새 지평을 열다
급변하는 미래는 쉽게 예지할 수 없습니다. 몇 년 전에 미국이 가상자산을 경계할 때 스테이블코인의 위험성을 미국 금융 당국은 경계했습니다. 하지만 몇년만에 미국의 금융가는 적극적으로 가상화폐와 스테이블코인을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가족이 운영하는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LF)이 발행한 USD1은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강력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 코인은 미국 달러와 1:1로 연동되며, 미국 단기 국채·현금성 자산·달러 예치금을 담보로 합니다.
기존 스테이블코인인 테더(USDT)나 USDC와 달리 정치적 배경을 내세운 '정치 코인'으로 주목받으며, 트럼프 가문이 WLF 지분의 60%를 보유하고 수익의 75%를 차지한다는 점에서 이해충돌 논란도 동반했습니다.
USD1의 전략은 명확합니다. 미국 달러의 글로벌 영향력 강화를 위해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하고, 블록체인 네트워크(이더리움·바이낸스 체인)를 통해 국제 결제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목표입니다.
특히 미국 의회에서 논의 중인 지니어스법과 연계해 규제 프레임워크 내에서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주목할 점입니다. 그러나 민주당 의원들은 '공직과 사적 이익의 경계 모호성'을 문제 삼으며 발행 중단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스테이블코인, 금융 혁신의 핵심 플레이어로 부상
스테이블코인은 단순한 가상자산을 넘어 금융 인프라의 혁신을 주도할 잠재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국제 결제 시스템의 혁신: 기존 SWIFT 시스템 대비 빠른 속도와 낮은 수수료로 크로스보더 거래 효율성을 극대화합니다. 특히 은행 계좌가 없는 17억 인구에게 금융 접근성을 제공하며 글로벌 경제 참여를 촉진할 수 있습니다.
달러 패권 강화: 미국 국채 기반 스테이블코인 확산은 달러 수요를 증가시켜 금리 부담을 줄이고, 미국의 금융 주권을 공고히 합니다.
RWA(실물자산 토큰)와의 융합: 부동산·예술품 등 실물자산의 토큰화에 스테이블코인이 결제 수단으로 활용되면 유동성과 접근성이 크게 개선될 전망입니다.
하지만 테라USD 폭락 사태에서 드러난 뱅크런 위험과 규제 불확실성은 여전히 해결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의 안정성을 위해선 준비금 투명성 강화와 감사 시스템 확립이 필수적입니다.
뜨거운 화두, 원화 스테이블코인
한국도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통해 금융 주권을 확보하고 혁신을 모색 중입니다. 현재 테더와 USDC가 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다음과 같은 의미를 가집니다.
통화 주권 방어: 원화의 디지털화를 통해 해외 스테이블코인에 의존하는 현실을 탈피하고, 외환 시장 안정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핀테크 생태계 활성화: 국내 블록체인 기업과 금융기관이 협력해 결제·송금 시스템을 혁신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습니다.
규제 프레임워크 선도: 금융위원회가 법인 투자 허용 로드맵을 제시하는 등 제도 정비에 나선 만큼, 한국이 스테이블코인 규제 표준을 주도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다만,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성공을 위해서는 초기 신뢰 구축이 관건입니다. 기술적 완성도보다는 시장 참여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한 감사 시스템과 정책 지원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또한, 국제적 협력을 통해 달러·유로 기반 스테이블코인과의 경쟁력을 확보해야 합니다.
맺으며, 혁신과 규제의 균형에서 미래를 찾다
USD1의 등장은 스테이블코인이 단순한 결제 도구를 넘어 정치·경제적 영향력의 도구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동시에 한국의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금융 주권을 지키고 혁신을 이끌 수 있는 기회입니다.
앞으로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투명성과 규제 협력을 바탕으로 성장해야 합니다. 기술 발전과 정책 지원이 결합될 때, 비로소 금융 포용성과 글로벌 경제 효율성이라는 혁명적 변화를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필자 소개: 김호광 대표는 블록체인 시장에 2017년부터 참여했다. 나이키 'Run the city'의 보안을 담당했으며, 현재 여러 모바일게임과 게임 포털에서 보안과 레거시 시스템에 대한 클라우드 전환에 대한 기술을 지원하고 있다. 최근 관심사는 사회적 해킹과 머신러닝, 클라우드 등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