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소아 천명음 진단 위한 AI 모델 개발

모바일에서도 작동 가능한 경량화 AI, 의료 접근성 혁신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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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훈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분당서울대병원은 소아청소년과 김경훈 교수팀이 트랜스포머 기반 인공지능(AI) 모델인 '호흡음 분석 변환 모델(AST)'을 개발해 천명음(wheezing)을 91.1% 정확도로 분류하는 데 성공했다고 10일 밝혔다.

천명음은 기도가 좁아지거나 막혀 발생하는 고음의 '쌕쌕'거리는 호흡음으로, 주로 소아 천식이나 만성 폐쇄성 폐질환 등에서 나타난다.

의료진은 청진기를 통해 직접 소리를 듣는 주관적인 방법에 의존하고 있지만, 이는 숙련도와 경험에 따라 정확도가 달라질 수 있다. 이에 따라 객관적이고 정밀한 진단법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기존 연구에서는 합성곱 신경망(CNN)을 활용해 소리를 이미지처럼 변환해 분석했으나, CNN은 짧은 시간 단위로만 소리를 분석하는 구조적 한계가 있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김 교수팀은 트랜스포머 기반 AST 모델을 설계했다. 트랜스포머는 구글이 자연어 처리에 처음 도입한 기술로, 음성인식과 이미지 처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AST 모델은 소리를 주파수 형태의 이미지로 변환한 '멜 스펙트로그램(Mel Spectrogram)'을 16x16 크기의 작은 조각으로 나누고, 조각 간의 관계를 학습한다. 이를 통해 전체 호흡 흐름을 분석하며 천명음의 패턴을 정밀하게 파악한다는 점에서 CNN과 차별화된다.

연구팀은 총 725개 호흡음을 데이터셋으로 활용해 AST 모델을 학습시켰다. 이 중 80%는 학습용으로 사용됐고, 나머지 20%는 성능 검증에 활용됐다. 그 결과 AST 모델은 정확도 91.1%, 정밀도 88.2%, F1-Score 82.2%를 기록하며 CNN보다 우수한 성능을 입증했다.

김경훈 교수는 “소아는 성인보다 폐포 표면적이 작아 호흡기 질환에 취약하다”며 “AI 기반 AST 모델이 조기 진단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바일 기기에서도 작동 가능한 경량화된 구조 덕분에 의료 접근성이 낮은 지역에서도 활용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네이처 출판 그룹의 온라인 학술지 Scientific Reports 최신 호에 게재됐다.


수원=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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