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위사업청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 추진 방식 결정이 임박한 가운데 일각에서 제기되는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공동 상세설계보다는 기본설계를 수행한 HD현대중공업과의 수의계약이 유력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방사청은 내달 중순 사업분과위원회를 열어 KDDX 사업 추진 방식에 대해서 심의하고 오는 4월 중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최종 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KDDX는 총 7조8000억원의 규모를 투입해 6000톤급 한국형 이지스함을 건조하는 사업으로, 개념설계는 한화오션이, 기본설계는 HD현대중공업이 각각 수행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3일 KDDX에 대한 방산업체로 양사를 모두 지정했다.
그간 당국은 사업방식을 두고 KDDX 사업추진기본전략과 함정 사업 절차대로 수의계약으로 결론을 지을지, 경쟁입찰을 택할지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를 분리하고 양사가 공동으로 상세설계를 진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업계에서는 방사청이 공동설계를 추진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를 기술적으로 나눈 것이 매우 어려운 일이라는 것이다. 상세설계에서 전체 공정에 대한 설계가 이뤄지는 만큼 선도함 건조와 나눠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어렵다는 것이다. 이어 공동설계는 한번도 시도해보지 않는 방식이기에 고려해야할 부분도 적지 않다.
법적 근거도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국방연구개발사업에 관한 협약의 체결 등에 따르면 공동개발 등은 체계개발단계의 사업 중 500억 원 미만의 사업에만 해당된다고 명시돼 있고 체계개발 시작 전에 방추위가 협약을 체결하기로 심의한 사업에 해당될 수 있다.
지난 2018년 방추위에서 의결한 KDDX 사업추진기본전략에는 공동개발 방식은 명시된 것이 없고 KDDX의 상세설계 및 선도함건조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기본설계를 수행한 업체에서 수행한다고 명시됐다.
해외의 실패 사례도 존재한다. 일례로 영국의 퀸엘리자베스급 항모 개발사업은 영국 국방부 주도 하에 관련 업체가 컨소시엄으로 개발했으나 여러 가지 리스크가 발생해 문제가 불거진 적이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반반설계는 법적 근거가 없고, 반면교사로 삼을만한 국내외 대형 함정 프로젝트 사례가 많아 실현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KDDX 사업은 이미 1년 이상의 사업 착수 지연이 발생했으며 선도함의 연구개발이 늦어지면 후속함 사업까지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밝혔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