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주최한 당내 혁신방안 마련 토론회에서 조기대선을 겨냥한 '플랜B' 전략이 필요하다는 전문가 제언이 나왔다. 향후 탄핵이 인용될 경우 야당과 출발선이 다를 경우 경쟁에서 뒤쳐 정권을 내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20일 국민의힘 전략기획특별위원회가 주최한 2차 세미나 '국민의힘, 어디로 가야 하는가'에서 신율 명지대 교수는 “탄핵 심판이 기각돼 윤 대통령이 다시 복귀했을 때를 가정한 '플랜A'와 함께, 탄핵 인용에 대비한 '플랜B'를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의힘을 향해 “(헌법재판소에서 윤 대통령의) 탄핵이 인용된다면 두 달 뒤에 바로 대선이 있다”며 “두 달 동안 탄핵에 반대하고 이에 대해 부정적인 주장을 했다는 국민의힘의 이미지를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그는 “정당이나 정치인의 이미지는 쉽게 바뀌는 것이 아니다”라며 “민주당도 지금 '중도로 가겠다', '우클릭하겠다'고 말하지만, 국민들이 그렇게 생각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신 교수는 국민의힘이 강성 지지층 외에 외연 확장을 위해 '이미지 변신'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양당제 국가에서는, 중도층이 선거에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탄핵 인용 후) 대선 준비를 하며 이미지를 바꾸겠다고 하면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탄핵 인용 뿐 아니라 기각 시나리오에 대비한 전략도 꼼꼼히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탄핵 기각시 '온 국민이 환호할 것이다?' 저는 그리 생각하지 않는다”며 “대통령이 복귀할텐데, 과연 국민의힘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떻게 충격을 회수할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세미나에는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 지도부를 비롯해 주호영 국회부의장, 김용태 비대위원, 최수진 의원 등 여권 인사가 다수 참여했다.
권 위원장은 “우리 당이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한 해답은 우리가 걸어온 길 속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국민의힘이 더 유능한 정책 정당, 더 유연한 보수 정당으로 거듭날 때 우리 국민께서 더 큰 지지를 보내주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