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메모리로 꼽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이 올해도 부족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반도체 시장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여전히 AI가 주목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가우라브 굽타 가트너 부사장은 19일 세미콘코리아 2025에서 '반도체 산업 전망'을 발표하며, 올해 HBM 시장이 전년 대비 66.9%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AI 시장이 급격한 성장세를 보인 지난 2년 대비 성장폭은 일부 줄었지만, 여전히 공급 부족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D램 시장 내 HBM 비중도 꾸준히 커지고 있다. 가트너에 따르면 2023년 D램 출하량 중 HBM은 1.2%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5%까지 증가할 것으로 관측됐다.
HBM 성장은 AI가 반도체 시장을 이끌 주 동력이라는 방증한다. HBM은 그래픽처리장치(GPU)·신경망처리장치(NPU)와 연결, AI 연산을 지원하는 메모리다. AI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면서 HBM와 같은 AI 메모리 수요를 지속 창출한다는 의미다.
굽타 부사장은 “GPU와 메모리가 반도체 시장의 단기 성장을 이끌 것”이라며 “올해 상반기 일시 정체가 있겠지만 내년까지 메모리 성장은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장기적으로는 AI와 자동차 시장에서 반도체 성장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AI에 힘입은 반도체 성장에 따라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시장도 긍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특히 D램과 낸드 제조 장비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SEMI는 내다봤다.
클락 청 SEMI 연구·통계담당 수석이사는 “올해 D램 장비 시장은 생산능력 확대와 HBM 투자로 전년 대비 10% 증가한 21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며 “지난해 약세를 보였던 낸드 장비 구매는 올해 48% 늘어 140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청 수석이사는 특히 패키징 장비 시장에 주목했다. AI 반도체 수요에 따라 2.5D·3D·하이브리드 본딩 등 첨단 패키징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돼서다. SEMI는 올해 패키징 장비 성장률을 16%, 내년에는 23%로 내다보며 지속 성장을 예고했다.
청 수석 이사는 “한국 반도체 제조 공장(팹)에 대한 투자는 올해 298억달러가 예상되고, 내년에는 404억달러로 폭증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특히 내년 낸드 투자가 눈에 띄게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