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 당일 발생한 가상자산거래소 전산장애와 관련, 업비트와 빗썸 등 거래소가 투자자들에 30여억원을 배상한다. 가상자산 거래소 전산장애 관련 역대 최대 배상 금액이다.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과 가상자산거래소 5곳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업비트는 계엄일 전산장애 596건에 대해 31억4459만8156원을 배상하기로 했다. 빗썸도 같은 날 124건의 전산장애에 대해 3억7753만3687원을 배상한다.
투자자와 배상 협의는 마무리 단계로, 협의가 완료되면 배상액은 소폭 늘어날 수 있다.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은 해당 사항이 없었다. 가상자산거래소 1위 업비트는 2022년 전산장애 50건에 대해 1147만1876원을 보상한 바 있다. 빗썸은 2023년에 29명에게 9495만915원을 보상했다.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당시 국내 거래소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1억3000만원에서 8800만원까지 급락했다. 각 거래소에 이용자 접속량이 급증하면서 접속과 매매가 이뤄지지 않았고, 업비트에서는 일부 가상자산 출금과 원화 입금이 취소되는 장애도 일어났다.
금융 당국은 거래소 전산장애와 관련해 지난달에 이어 20일부터 현장점검에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계엄 사태 이후 거래소들로부터 서버 증설, 클라우드 전환, 비상 대응계획(BCP) 개선 등 향후 대책을 보고 받았다. 이번 추가 현장점검은 이러한 대책이 잘 이행 중인지 살펴본다는 차원에서다.
김현정 의원은 “금융당국과 거래소는 전산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서버 증설과 비상 대응계획 개선 등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해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가상자산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유민 기자 newm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