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톡]자동차, 중국 따돌리기

“중국은 자동차 신기술 개발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최근 기자가 만난 국내 자동차 업계 대표가 한말이다. 국내 자동차 기업들은 현재 중국 전기차 업계 행보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중국 자동차는 국영기업이 주도하다 2000년부터 민간기업 주도로 바뀌었다. 전기차 중심으로 공격적으로 설비투자가 이뤄졌고, 중국은 단기간 전기차 최대 생산국이 됐다.

반면 국내 자동차업계는 저조한 전기차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현대차·기아·한국지엠·르노코리아·KG모빌리티(KGM) 등 5개사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21.2% 감소한 9만1385대를 기록했다. 연간 10만대선이 무너졌다.

그래서 꺼내든 것이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현대차는 대형 플래그십 전기차 아이오닉 9을 올해 신차로 전면에 내세웠다. 기아는 주력 모델 EV6와 EV9 고성능 버전 '더 뉴 EV6'와 '더 기아 EV9 GT' 등 프리미엄 제품을 집중하고 있다. 고부가가치 전기차로 무게 중심을 옮겨 중국과 차별화한다는 전략이다.

문제는 중국의 추격이 고부가가치 제품 시장에서도 언제든 재현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시장 성장이 기대되면 가리지 않고 뛰어드는 중국 전기차 업계 움직임을 보면 프리미엄 시장도 위협적이긴 마찬가지다. 일각에서는 이미 중국 전기차가 고부가가치 중심 해외 시장까지 공략할 준비가 됐다고 지적한다. 중국의 시장 저변 확대 속도가 예상보다 빠를 수 있다는 의미다.

추격을 따돌릴 수 있는 수단은 '기술력' 뿐이다. 중국이 따라온다면 한발 더 앞장서야 한다. 국내 자동차 업계가 차별화된 기술력 확보에 속도를 내야하는 이유다. 내연기관의 유휴 설비도 전기차 설비로 신속히 전환하는 투자 전략도 필요하다. 정부 역시 시설투자에 따른 세액공제 지원을 지금보다 늘려야 할 것이다. 자칫 시기를 놓치면 고부가가치 시장에서도 중국에 주도권을 삣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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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웅 기자 jw0316@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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