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위 공청회, 찬반 팽팽
“이념적 접근보다 실질 문제 해결”
“제2 타다 금지법 방지 고민해야”
“체계적·종합적 규제 틀 필요해”
국회가 온라인 플랫폼 규제법(온플법)에 대한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업계는 여야 간 입장이 팽팽한 가운데 국회에서 우위를 점한 야당의 일방통행식 플랫폼 규제 논의가 이뤄지는 것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는 이날 오후 정무위원회 회의실에서 '온라인 플랫폼 관련 법률안'에 대한 비공개 공청회를 진행했다.
공청회는 민주당이 22대 국회에서 발의한 온플법안 17개를 대상으로 전문가 의견을 구하고, 국회의원들이 질의응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봉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조성현 한국온라인쇼핑협회 사무총장, 서치원 온라인 플랫폼 이용자불만신고센터장, 정종열 전국 가맹점주협의회 자문위원장이 참석했다. 전문가들이 민주당의 온플법안에 대해 논평하고, 의원들이 질의응답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전문가들은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다른 관점을 각각 제시했다.
전자신문이 입수한 공청회 자료집에 따르면 이봉의 교수는 온라인 플랫폼 규제 도입 전에 플랫폼의 시장 지위와 폐해를 분석해 균형 잡힌 입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불필요한 이념적 접근보다는 실질적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교수는 더불어민주당에서 발의한 온라인 플랫폼 규제 법안을 큰 틀에서 '플랫폼 경쟁촉진 법안'과 '플랫폼 공정화 법안'으로 구분하고, 주요 내용과 문제점을 지목했다. 특히 국내 법안들이 유럽의 디지털 시장법(DMA)를 벤치마킹했지만 국내 플랫폼 시장 상황과 글로벌 경쟁 환경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조성현 사무총장은 플랫폼 생태계 혁신과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며 법안 제정을 반대했다. 사업자들의 유연한 운영을 가로막을뿐더러 경영·마케팅 혁신을 저해하며 투자 자금 감소까지 이어질 수 있고, 플랫폼 관련 법안이 자칫 제2의 '타다 금지법'이 되지는 않을지 심사숙고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특히 법안이 제정될 경우 해외 빅테크 기업만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서치원 센터장은 소비자 입장에서 온플법, 독점규제법 모두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온라인 플랫폼의 지배력이 완고해진 만큼 온플법 제정을 통해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규제 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지배적 플랫폼을 사전 지정하는 독점규제법 방식에 대해서도 찬성의 뜻을 밝혔다.
정종열 전국 가맹점주협의회 자문 위원장은 온라인 플랫폼 관련 법안을 거래 공정화와 독점규제로 구분해 문제점을 제시했다. 특히 배달 플랫폼의 수수료 상한제를 도입해야 하고, 온라인 플랫폼을 규제하기 위한 독점법 제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플랫폼 업계는 탄핵정국에서 야당이 우위를 점한 가운데 온플법 규제로 이어질까 우려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플랫폼 규제를 위한 '공정거래법 개정안', '대규모 유통업법 개정안'을 각각 국회에 발의했다.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시장 지배적 플랫폼 사업자에 대해 사후 추정제를 도입해 규율하는 것이 골자다. 대규모 유통업법 개정안은 티몬·위메프와 같은 판매 대금 미정산 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정산 주기 단축 등을 담았다.
반면 야당인 민주당은 플랫폼을 규율하기 위해 사전 지정으로 지배적 플랫폼 사업자를 규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22대 국회 들어 온라인 플랫폼을 규율하기 위한 법안을 17개 발의했다.
업계 관계자는 “21대 국회에서는 온플법에 대해 논의했고, 22대 국회 들어서는 공정거래법과 대규모 유통업법 개정안에 대한 얘기가 많이 나왔다”면서 “하지만 최근 야당 고위 관계자들이 온플법을 빨리해야 한다는 코멘트를 하는 등 (논의가) 다시 온플법으로 돌아간 것 같다”고 지적했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