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의 이차전지 핵심 자회사인 켐코가 현재 건설 중인 '올인원 니켈 제련소'의 니켈 제련 원료를 탄력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공정을 업그레이드했다고 16일 밝혔다.
지난 2023년 11월 착공한 세계 최초의 올인원 니켈 제련소는 니켈 함유량에 관계없이 정광, 니켈 매트, MHP, 블랙매스 등 다양한 원료를 처리해 총 4만3600톤(t)의 이차전지 용 니켈을 생산하도록 설계됐다.
이번에 공정상 업그레이드를 통해 니켈 매트를 1만~3만톤, MHP를 1만~3만톤 사이에서 탄력적으로 투입할 수 있도록 공정이 개선됐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전기차 캐즘으로 인해 약 6개월 정도 완공 시점을 늦추는 대신 공정을 보완했다”면서 “세계의 니켈 제련소들은 한 가지 특정 원료를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는데 켐코의 올인원 제련소는 니켈매트와 MHP 두 가지 모두를 사용하는 것을 넘어서서 원료의 비율까지 탄력적으로 조율할 수 있는 최초의 제련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니켈 광산에서 나오는 원광석을 건식 제련법으로 중간재를 만들면 매트, 습식으로 만들면 MHP가 된다. 각각의 중간재는 함유된 불순물의 성분이나 화학적 결합 모양, 습도 등이 다르기 때문에 이차전지 용 니켈로 정련하기 위해서는 다른 공정이 요구된다.
고려아연은 두 가지 서로 다른 중간재를 동시에 처리하는 공정을 만들어내며 비철금속 제련 노하우를 입증했다.
2026년 말 상업생산 계획인 올인원 니켈 제련소의 건설비는 약 5600억원이다. 올인원 니켈 제련소가 니켈 매트, 산화광의 MHP 등 모든 종류의 니켈 함유 원료를 처리하는 한편, 직접 생산한 고순도 황산니켈을 한국전구체주식회사(KPC) 등 전구체 양산 업체에 공급하며 배터리 공급망 자립화를 이끌 전망이다. 니켈 생산 규모도 중국을 제외하면 세계 최대 수준이다. 제련소의 연간 생산능력은 켐코의 기존 생산량을 포함해 전기차 16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6만5000t(니켈 금속량 기준)에 육박한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변동성이 심한 니켈 원료 시장에서 원료의 비율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은 획기적인 발전”이라며 “이를 통해 우리나라의 이차전지 생태계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한편, 고려아연과 켐코가 함께 개발한 전구체 원천 기술인 '니켈 함량 80% 초가 양극 활물질 전구체의 제조·공정 기술'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13일 국가핵심기술과 국가첨단전략기술로 지정됐다. 이번 판정으로 고려아연은 순수 국내기술로 이차전지 핵심 소재인 전구체의 국내 자급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구축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