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연구원은 세계 최초로 원자력 분야 특화 인공지능(AI) 거대언어모델 '아토믹 GPT(AtomicGPT)'를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전 세계 언어모델이 공유되는 허깅페이스(Huggingface)에 온라인으로 공개했다.
개발에는 유용균 원자력연 디지털원자로·AI연구센터 인공지능응용연구실장과 염승돈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석사과정 학생, 서울과학기술대 멀티모달자연어처리 연구실의 임경태 교수, 최창수 석사과정 학생이 공동 참여했다.
연구원은 80억개, 700억개 파라미터 규모의 두 가지 버전 아토믹 GPT를 개발했다. 파라미터는 생성형 AI가 정보를 학습·기억하는 시냅스 역할을 한다. 규모가 커질수록 답변 수준이 높아진다. 작은 규모 버전은 빠르고 가볍게 사용할 수 있다.
연구진은 아토믹 GPT를 원자력 분야에 최적화하기 위해 대량 일반 지식과 원자력 분야 공개 논문, 사전, 규정집, 보고서 등을 학습데이터로 사용했다. 10년 이상 원자력 연구개발(R&D)을 담당한 전문가들이 어휘와 지시문을 가공해 실사용에 적합하다.
연구원 자체 개발 성능 검사기준인 '원자력 분야 평가 기준(AtomBench)'에서 메타의 라마3.1, 알리바바의 큐원2.5 등 글로벌 기업 언어모델보다 5~24% 이상 답변 정확도가 높음을 확인했다.
원자력 분야는 전문용어가 많아 챗GPT를 활용한 검색은 한계가 명확했다. 특히 원자력산업은 보안이 중요한데, 챗GPT와 같은 상용 AI 모델은 보안에 취약해 사용이 어렵다.
이때 아토믹 GPT를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원자력 산업 핵심 업무인 각종 보고서 작성, 규제 준수 검토, 기술 검증, 표준화 절차, 형상 관리 등의 업무 효율성을 크게 향상하고 인적 오류를 최소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연구원은 아토믹 GPT를 원전 시뮬레이터를 제어하는 '원자로 AI 운전원'에 적용하는 연구도 수행 중이다. 이는 원자로 내 사고 상황을 예측하고 인간 전문가를 보조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원자로 실시간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상을 감지하고 잠재적 사고 상황을 예측해 원자력 발전소 안전성을 향상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유용균 실장은 “원자력 특화 거대언어모델을 누구나 사용하고 직접 학습할 수 있게 공개함으로써 원자력계 산학연이 거대 AI 연구에 협력할 수 있는 틀을 마련하고자 한다”며 “원자력 발전소를 보다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AI 에이전트를 개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