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과학자] 정민영 한국뇌연구원 박사 “말못하는 아이들 고통 덜어주는 연구 집중”

“뇌인지과학을 통해 아이들이 더 행복한 세상을 만들고 싶습니다.”

정민영 한국뇌연구원 인지과학연구그룹 선임연구원(박사)은 자기공명영상(MRI)과 뇌파를 통해 아이들의 뇌를 들여다 보고 마음의 어려움을 이해하려는 과학자다.

사람이 느끼는 감각은 개인별로 차이가 많은 데다 특히 아이들의 경우 말하지 못하는 아픔과 어려움을 쉽게 놓칠 수 있다. 정 연구원이 아이들의 정신건강에 특별히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2007년 미국의 자폐프로그램에 잠시동안 참여하면서부터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아동·청소년의 20%가 건강한 정신건강 발달에 어려움이 있고, 국내 아동·청소년 정신건강 현황조사에서도 약 10~20%의 아동·청소년이 관심과 도움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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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영 한국뇌연구원 인지과학연구그룹 선임연구원

정 연구원은 말로 표현을 잘 못하는 아이들의 아픔(통증)과 어려움을 뇌영상과 타액으로 조기에 발견해 치료법을 찾아내는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일본 쓰쿠바 대학에서 장애과학분야 석사와 일본 오사카대학에서 소아발달분야 박사를 취득한 정 연구원은 이후 미국 하버드 의과대학 정신과 연구원, 일본 국립 후쿠이 대학 신경정신과 조교수 등을 역임하며 아동의 발달장애분야 연구에 남다른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의 주요 연구분야는 뇌영상과 유전자를 통한 발달장애 진단기술, 자폐스펙트럼장애 및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A) 등 아동 뇌발달, 스마트폰 중독과 사회성과 같은 아동 정신건강 등에 집중돼 있다.

정 연구원은 이와 관련 이미 다양한 연구성과를 냈다. 지난해 뇌영상과 타액으로 발달장애의 특징을 진단하는 기술을 제시했다. 뇌영상과 타액으로 개인의 민감성을 스크리닝하는 기술을 개발, 자폐스펙트럼장애 감각 민감성 증상에 응용한 것이다.

“최근에는 뇌영상과 타액을 분석해 사람의 감각·통증의 원인을 알아내는 연구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아직 먼 길이지만 뇌영상과 타액을 통해 아이들의 정신건강과 발달장애를 진단하고 치료하는 방법을 찾아내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나갈 계획입니다.”

정 연구원은 실제로 올해 뇌영상과 타액으로 통증의 개인차를 찾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 개인 맞춤형 치료방법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아울러 발달장애 아동을 진단하고 교육하는 소프트웨어를 국제공동연구를 통해 개발, 임상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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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영 박사(왼쪽)는 MRI와 뇌파를 통해 아이들의 뇌를 들여다 보고 그들의 마음의 어려움을 이해하려는 과학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정 박사가 딸과 함께 MRI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그는 아울러 아동의 정신건강 위험의 예측 및 맞춤형 치료를 개발하기 위한 공동연구 책임자도 맡았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고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이 추진하는 이번 사업을 통해 그는 기본보다 정확한 소아·청소년 정신건강 평가 및 정신질환 예방이 가능한 데이터를 구축했다. 지금은 서울대 등과 협력해 이와 관련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런 사업들은 소아·청소년 정신질환 예방·조기발견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뇌연구 및 뇌산업을 활성화하고, 뇌발달 질환 디지털 치료제 개발과 실용화 초석을 마련하는 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정 연구원은 “최신 뇌영상 기술은 말하지 않아도 아이들이 세상을 어떻게 느끼고 받아들이는지 조금이나마 들여다 볼 수 있다”면서 “앞으로 아이들 마음의 힘듦을 이해하고 치료하는 방법을 찾아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대구=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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