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부장 인사이트] 적층제조 3대 강국 도약을 위한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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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철 3D프린팅연구조합 상임이사

지난달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 적층제조(3D프린팅) 전문 전시회 폼넥스트(FORMNEXT)는 864개 기업이 참가하고 참관객이 3만5000명에 달하는 글로벌 적층제조 네트워킹의 장이었다. 3D프린팅연구조합은 37명의 참관단을 구성해 4박 6일간 일정을 마쳤다. 이 전시회를 통해 느낀 대한민국이 적층제조 강국으로 나아가기 위해 필요한 변화와 준비, 시사점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적층제조는 일반인에게는 익숙한 용어는 아니지만 이미 십수년간 기존 생산공정을 대신해 디지털 설계를 기반으로 3차원의 제품을 층층이 쌓아가는 제조기술로 뿌리산업, 우주·항공·방산, 자동차, 반도체, 인쇄전자 등으로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 기술은 2013년 오바마 대통령이 언급하며 세계적인 관심을 받았고, 2022년 바이든 대통령이 제조업 강화와 혁신 촉진을 위한 전략으로 적층제조 기술 활용에 초점을 둔 적층제조 포워드(Additive Manufacturing Forward) 정책을 추진해 제조업의 한 축으로 자리잡았다. 최근 미국은 양자컴퓨터 및 반도체에 더해 금속 적층제조 기술을 수출통제 대상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지난해 전 세계 적층제조 시장 규모는 약 214억달러(약 30조원)이며, 2033년에는 5배 이상 성장해 97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돼 기타 제조업에 비해 월등한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국내 적층제조 기술은 민간발사체, 반도체 장비 부품, 방산부품 등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하고 있으나 보수적인 시장 환경으로 산업 응용 및 사업화 단계에서 정체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최근 대기업과 수요기업에서 직접 장비를 도입하고 적층제조의 가능성을 확장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한국산업기술평가원이 조사한 한국의 적층제조 기술 기술 수준은 OECD 주요 5개국의 기술 수준 대비 78.1%에 불과해 차세대 항공과 더불어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레이저 같은 핵심 부품의 경우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금속·플라스틱 분말 및 광경화 수지는 외산 의존도가 80% 이상으로 국산화가 절실한 실정이다. 최근 대건테크 등에서 금속장비 대형화에 성공하면서 방산부품, 반도체, 금형분야 등에서 양산화 성과가 나오기 시작하는 것은 희망적인 부분이다.

지난해 한국의 적층제조 관련 연구개발(R&D) 예산은 총 1892억원으로 국가 R&D 예산의 0.65%에 불과했다. 미국, 중국, 독일 등 적층제조 선도국 대비 산업 규모와 R&D 비율은 50% 미만으로 R&D 집중도가 낮고, R&D 결과가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기 위한 생태계도 미비한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 분야 투자가 지연되면 향후 한국 제조업의 한축이 중국 등에 종속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우려된다. 따라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정책 방안이 절실하다.

우선 적층제조 기술이 플라스틱에서 금속으로 확대되고 있는 만큼 신시장 선점을 위한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우주·항공·방산과 적층제조 기술을 융합한 기술 개발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대한민국의 주력산업인 반도체 공정 개선, 3D 정보통신기술(ICT) 개발에 적층제조 기술 도입이 절실하다. 열방출, 전자기 차폐, 인터커넥트 등 패키징 기술, 3D 집적회로(IC), 3D 회로기판(PCB), 3D 센서 개발 등에 중점 투자해 기술 개발을 선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아무리 좋은 제품도 인증과 표준이 필수적이다. 각종 부품에 대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데이터베이스 확보가 필수적이며 이를 표준화해 적층제조품의 시험, 평가, 인증 기술과 연계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산업용 장비 수는 미국, 중국, 독일, 일본, 이탈리아 다음이며 국내 연구자의 질적인 측면에서도 세계적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우리의 노력으로 10년 뒤에는 한국이 적층제조 3대 강국으로 우뚝 서기를 기대한다.

강민철 3D프린팅연구조합 상임이사 mkang@3dpro.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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