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건강보험 재정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비급여 관리 강화, 의료 소비 합리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올해 의정갈등 사태에도 재정 운영에 큰 영향이 없었다고 밝혔다.
정 이사장은 최근 서울 종로구에서 간담회를 열고 “창립 이후 처음으로 2년 연속 보험료가 동결돼 걱정이 크지만 올해 급여 지출이 많아지지 않으면서 보험료가 동결된 부분을 상쇄하고 있다”면서 “지출 규모는 큰 타격이 없다”고 말했다. 건강보험료가 동결됐으나 재정은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건보공단은 지난 2월 의정갈등 사태 이후 수련병원에 약 1조6000억원 급여비를 선지급하고, 비상진료 관련 6000억~7000억원을 사용했다. 그럼에도 상급종합병원 의료 이용이 줄어 전체 재정에 큰 문제가 없었다는 설명이다.
정 이사장은 “공단 예산이 100조원이 넘었다가 내년에는 120조원이 될 정도로 계속 증가하고 있는데 올해는 지출 증가분이 아직 없다”면서 “적립금으로 투자해서 1조원 이상 자금 운용 수익을 내고 있어 자랑스럽고 안심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내년에 의정갈등이 지속되더라도 “건보 지출에 문제가 없다”면서 “병·의원급은 예상보다 지출이 늘고 있지만, 상급종합병원에서의 과한 소비가 조금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비급여 항목 관리 강화도 강조했다. 정 이사장은 “현재 1068개 비급여 항목을 정리하고 있다”면서 “비급여가 국민 건강관리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계속 자료를 제공하면서 합리적인 비급여 제도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의료 남용과 과다 이용 문제 해결책도 제시했다. 정 이사장은 “365일 외래진료를 받는 경우 본인부담률 90% 적용 제도를 도입했다”면서 “매일 병원을 방문하는 것은 의료 이용이 아니고 소일거리로 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향후 질병별 이용 기준 세분화로 더 효율적인 의료 제공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했다.
특별사법경찰제도(특사경)에 대해서는 “의료인이 아닌 사람이 의료기관을 운영하는 부정 행위를 뿌리 뽑아야 한다”면서 “다음달 5일 열리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재임 중 건보 재정 안정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퇴임 후에도 공단 재정이 고갈되지 않도록 시스템을 강화하고, 합리적 지출로 재정을 아껴 쓰겠다”면서 “모든 국민이 실질적인 의료 혜택을 누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