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몸으로 108m 절벽 오른 여성의 정체
한 여성이 안전 장비 없이 거의 수직에 가까운 절벽을 맨몸으로 오르고 있습니다. 발을 한 번 잘못 디뎌도 추락할 위험이 커 보이는데 이렇게 위험한 행동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 여성은 “중국의 스파이더 우먼”으로 불리는 43세의 중국인 '뤄 덩핀'(Luo Dengpin) 입니다. 그녀는 중국 남서부 구이저우 성에 살고있는 먀오족(중국의 소수 민족) 출신으로, 108m 높이의 절벽을 맨손으로 오르는 모습이 전 세계 언론에 소개되며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덩핀 씨의 독특한 등반 기술은 먀오족의 전통적인 장례 풍습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먀오족은 고인을 절벽의 높은 곳에 안장하는 절벽 장례 문화를 이어왔고, 덩핀 씨는 15세에 아버지의 지도로 암벽 등반을 시작했습니다.
지역이 개발되기 전까지는 매일 약초를 채집하거나 새 둥지에서 비료로 쓰이는 배설물을 모으며 돈을 모았습니다. 이 작업은 체력뿐 아니라 섬세한 기술이 필요해 4~5시간이 걸리기도 합니다.
지금은 채집을 하지 않지만, 시연을 요청하며 비용을 지불하는 관광객들 덕분에 그녀의 등반은 하나의 볼거리로 자리 잡았습니다. 덩핀 씨는 세대를 걸쳐 내려온 기술을 익힌 유일한 여성 등반가인데요. 비록 수입은 많지 않지만 자부심을 느끼며 전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창민 기자 re345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