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사이언스 4년간 8000억 투자 발표에 3자연합 “자금 조달 방법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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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경영권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형제측인 한미사이언스가 약 8000억원을 투자해 2028년 매출액을 2조3267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7일 한미사이언스에 따르면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한미그룹 중장기 성장전략을 전날 장 마감 후 공시했다.

한미사이언스는 2028년 목표 매출액을 달성하기 위해 인수합병(M&A) 5680억원, 연구개발(R&D) 2000억원, 제조시설 420억원, 정보기술(IT) 인프라 50억원 등을 투자하겠다고 설명했다. 2028년 목표 영업이익률은 13.7%를 제시했다.

한미사이언스는 연평균 주주환원율은 25%까지 확대하는 등 주주친화 정책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주주환원율은 18%다. 2028년까지 연평균 20% 현금배당을 약속했다. 또 2028년까지 총발행주식수 대비 연평균 0.5%의 자사주를 순차적으로 매입하고 소각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이날 오후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와 계열사 대표들이 참석해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한미그룹 밸류업 및 중장기 성장전략'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방안을 상세히 설명할 방침이다.

모녀와 신동국 한양정밀회장인 3인 연합은 재원 마련에 의문을 표시하는 입장을 이날 오전 밝혔다. 3인 연합은 “이번 전략 발표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진정한 행위라고 보기 어렵다”라며 “한미사이언스의 가치를 훼손하면서 작성한 '밀실' 보고서가 외부세력 유치를 통한 일부 주주의 부채 탕감에 활용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최근 한미사이언스가 30여억원의 비용을 들여 외부 컨설팅을 받은 보고서에서 발췌된 것”이라며 “'짜깁기'한 수준으로 실망스럽고 한미그룹원 누구와도 공유되지 않은 '깜깜이 보고서'라는 점에서 안타깝다”고 전했다.

또 “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인물은 한미사이언스에 입사한지 6개월도 채 안 된 계약직 임원으로, 한미약품그룹의 철학과 비전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한 인사”라며 “한미약품 대표도 모르고, 전혀 상의된 바 없는 중장기 전략에 30여억 원을 투자한 말도 안 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공시에 기입돼 있는 8150억원의 자금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지만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은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3인 연합은 “치열한 분쟁 중인 상황에서 '3자배정 유상증자'라도 하겠다는 것인지, 이러한 중대한 투자 건을 이사회도 패싱하고 외부에 먼저 발표할 수 있는 것인지, 핵심 계열사 지분을 매각하겠다는 것인지, 기업 유증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는 이 시점에 기존 주주들의 지분을 크게 희석시킬 수 있는 유증 가능성을 공개하는 일이 과연 주주가치 제고에 맞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고 밝혔다.

이어 “개인 채무로 연간 이자비용만 100억 원에 가까운 비용을 쓰고 있는 두 형제분들의 오버행 이슈 해소 방안은 무엇인지 보다 허심탄회하게 설명하실 필요가 있다”라며 “한미사이언스의 주식 가치를 억누르고 있는 핵심 요소가, 회사의 미래전략 때문이 아니라 두 형제분의 '과도한 채무'란 점을 엄중히 인식하셔야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